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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비뇨기과 처음 간 썰.

by 40대 아재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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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오늘은 작년에 난생처음 비뇨기과를 다녀온 일과

이유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비뇨기과 하는 게, 남자만 가는 곳으로

알고 계시는데, 여자분도 있더군요. 반대로

산부인과는 남자가 진료를 보진 않죠. 맞나?...

암튼 난생처음 비뇨기과를 가서 있었던 일을

시작하겠습니다.

 

40대 중년쯤 되면 보통 건강에 대한 걱정이나

관심이 급 늘어나는 게 보통입니다.

그전에는 날을 새면서 일을 해도 버틸 만 했고,

날을 새면서 술을 마셔도 하루 이틀 좀 피곤하고

말았던 거 같은데, 요즘은 돈 주고 놀면서

날 새라고 해도 못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좀 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이것저것

하나씩 산 운동 관련 물건들이 집안에 쌓여 갈 때쯤

아내의 분노가 폭발한 일이 있어서 그 이후로

자제하고 있는 중 이였습니다.

보통은 제가 사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한두 번 사용 후

아내는 당근 마켓에 팔고, 또 사서, 등짝 스매싱 맞고

당근 마켓에 팔고... 뭐 그런 반복이었습니다.

아내의 인내가 폭발한 물건은 실내 자전거를

구매해서 집에 왔을 때였는데... 집에 그날 제가

좀 늦게 들어왔는데, 집 문 앞을 반 정도 채울 정도로

큰 박스가 현관문을 막고 있었습니다.

'이게 뭐지?... 아... 실내 자전거 그거인가?'

암튼 현관문을 열고 택배를 들고 들어가는데,

아내가 현관문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제게 말을 하더군요.

"둘 중에 하나만 들어와..."

'헉....'

전 아내의 말에 찰나의 뇌를 최대한 가동해서

설득을 했습니다.

"요즘 계단도 못 올라 다니겠어. 봐봐... 나이 먹을수록

하체가 단단해야 하고... 요즘 진짜 예전 같지 않아..."

결과는 씨도 안 먹혔습니다.

"자기를 반품할까... 아님 자전거를 반품할래?"

전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말했습니다.

"그래... 반품하자. 사실 나도 사놓고 썩 좋은 물건은

아닌 거 같아서 고민하고 있었어. 밖에 내다 놓을게.

아 참! 매직 줘봐 빨간색으로 반품이라 써야지..."

약 두 달 정도 택배가 쌓일 정도로 운동 관련 물건들이

집으로 오는데, 사용도 아직 안 한, 포장도 안 뜯은

물건들이 있는데, 커다란 택배를 들고 오니, 아내가

폭발을 한 겁니다. 아무튼 그 실내 자전거는

반품으로 짧은 만남을 끝냈습니다.

며칠 후 아내가 제게 말하더군요. 그날 화를 제게

낸 게 미안했는지, 차라리 직접 나가서 타는

자전거를 사서 운동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괜찮은 거 같아서 전 며칠을 고민해서

제법 괜찮은 자전거와 기타 부수적인 부속물을

인터넷에서 주문을 하고, 며칠 후 도착 한

자전거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이죠.ㅎㅎ

 

그때 저희 아이와

같이 있었는데, 아이가 궁금하다고 같이 포장을 뜯고

"와.... 좋은데 아빠... 와... 얼마야?... 정말 비싸 보여."

아이는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좀 비싸 보이는

자전거를 보고 제게 물었습니다.

"이거 엄마한테는 비밀이다. 좀 비싸.ㅋㅋㅋ"

"그러니깐 얼마인데? 아빠. 응?.응?"

아이가 굳이 이렇게 금액을 알아야 하듯이 물어

보는 이유를 조금 늦게 눈치를 챘습니다.

아마도 둘 중 하나일 겁니다.

하나는 아내의 명령으로 가격을 확인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뭔가 살 것이 있는데, 이 가격을 빌미로

아내에게 말한다고 하면서 제게 무언가를 얻으려는

속셈이었죠. ᄒᄒ. 그걸 내가 모를까봐..ㅎㅎㅎ

"OO만원. 이 정도 해. 보통"

전 아내도 납득이 가는 금액을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사실 그 금액보다는 훨씬 비쌌습니다.ㅋㅋ

그날 저녁부터 저녁을 먹고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FULL 장착을 하고, 사전에 알아논 동네 코스를

1시간 정도 하는 걸로 그렇게 1달 정도 운동을

자전거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남자들만 가지고 있는 그곳이...

계란(표현이 딱히... 이걸로 표현하겠습니다.)이

좀 불편해지는 날이 점점 많아지는 것이었습니다.

.

전 설마 자전거 좀 탔다고 그러겠어... 하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계속 저녁식사 후 라이딩을

계속했고, 그러던 어느 날 유난히 통증이 심해져서

이건 좀 아닌 거 같아서 처음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이것저것 정보를 수집했는데... 아무래도

병원을 가야 할 듯해서 비뇨기과라는 곳을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제법 유명한, 방송에서도 나온

S대 출신의 비뇨기과가 딱 나와서 그곳으로

평일 오후에 휴가를 내고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근데, 병원에 처음 들어가 보니, 여자분들도

몇 분 앉아계셔서, 다시 나갔다가 입구 쪽 간판을

다시 확인하고 들어왔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비뇨기과는 남자만 오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요.

암튼, 대기하시는 분들을 쭉 살펴보니,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이 계셨고, 대기 중에

연세가 꽤 많이 드신 분이 접수를 하러 오셨는데,

간호사가 " 뭐 때문에 오셨어요? 처음 오신 거예요?"

하고 조금 크게 그분에게 물어보더군요.

그런데, 귀가 좀 어두우신지

"뭐라고? 뭐라는 거여... 오줌이 잘 안 나와!"

'헉...' 비뇨기과는 그러신 분들이 오는 곳이 맞지요.

그런데, 막상 제가 그곳에 앉아 있으니, 저도

그러는 거 같아서 주눅이 든 건 안 비밀입니다.

제 순서가 되었는지 제 이름을 불러서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대기하면서 보던 TV에서 방송에서

나와서 말씀하시던 그 선생님이더군요.

왠지 조금 신뢰가 더 갔습니다. 나이 또래는

저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린 거 같았는데,

순간 이런 친구나 동생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암튼 인사를 하고, 증상을 이야기하고 나니,

의사선생님이 아무 거침없이 말하더군요.

그 의사와는 초면 이였습니다. 분명...
 

"바지와 속옷 다 내려보세요."

"네? 초면.. 아니 네.."

전 바지와 속옷을 다 내리고 서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손에 소독을 하더니 맨손으로

제 계란을 만지고, 돌리고, 뭐 그러더군요.

하... 이게 비뇨기과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더니 옷을 입으라고 해서 옷을 입고 앉으니,

소변검사와 엑스레이, 그리고 초음파를 보고

다시 진료를 한다고 했습니다.

"네? 초음파요? 거기를요?"

"네. OO를 검사하기 위해 합니다."

"아. 네..."

전 복부초음파는 몇 번 검진 때 해봐서 잘 아는데,

거기 초음파를 한다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 계란을 초음파 하면 그 면적이나 나오나?

검사시간이 한 10초도 안 걸리는 거 아냐?'

암튼 전 소변과 엑스레이 검사를 먼저 하고

초음파검사를 하러 초음파 실로 들어갔습니다.

아까 그 의사선생님 진료실과 이어져 있었고

굉장히 어두웠습니다.

의사선생님의 첫마디가 절 당황시켰습니다.

"잡고 올리세요. 계란은 내버려 두시고요."

'이건 도대체 뭔 말... 어쩌라는 거야'

그래서 전 선생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제가 처음이고, 이해가 안 돼서 그러는데,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아.. 거기를 선생님 손으로 잡고 올리시고

계란은 검사를 해야 하니, 제가 하겠단 말입니다."

그제야 이해를 한 저는 거기를 잡고 올리고

계란을 의사선생님께 맡겼습니다.

복부초음파 할 때와 마찬가지로 젤을 발라서

검사를 하더군요. 역시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10초 정도 걸리더군요. 검사할 면적이

복부초음파와는 다르니깐요... 상상하시면 안 됩니다.

 

검사를 다 마치고 다시 진료실에 들어가서

의사선생님에게 결과를 들으러 들어갔습니다.

그때 속으로 그랬던 거 같습니다.

'오늘만 초면에 다 까고 세 번째 보네요...'

"검사 결과는 다 괜찮고요. 다만, 소변검사에서

OO이 있는데, 그건 2주 후에 다시 검사해 봐야

할 듯하네요."라고 의사선생님이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계란 통증이 있는데, 정말 괜찮은 거냐

재차 물으니 의사선생님이 제게 묻더군요.

"혹시 심하게 운동을 하시거나, 혹시 자전거를 타세요?

그런 경우에도 그럴 수 있거든요."

"아. 네... 제가 한 달 정도 전부터 자전거를 탔는데,

그게 영향이 있었나 보군요..."

그 순간 비뇨기과 검사 결과를 아내에게 말하면,

당근 마켓을 통해 자전거를 파는 아내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하....

자전거는 더 이상 중고로 파는 걸 원치 않았는데,

결과를 거짓말할 수도 없고 해서, 우선 괜찮대.

좀 쉬래 그냥... 이렇게 아내에게 말을 했습니다.

나중에 정말 저는 몰랐는데, 전립선 안장이라는 게

있더군요.

이런 걸 몰랐습니다.

 

자전거가 가격이 꽤 나가는 자전거였고 해서 저는

단순히 안장도 괜찮은 걸로 썼겠지...라는 단순한

생각만 하고 그 아픔을 참고 자전거를 탔던 거였죠.

물론 이런 안장을 안 한다고 다 아픈 건 아니겠지만,

전 꽤나 이 안장을 알게 된 후 탄식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의사 선생의 말도 있고, 당분간은 쉬라는 핑계로

자전거를 안타다 보니, 어느덧 한 달 가까이가

지나버렸습니다. 아내가 그걸 놓칠 리 없었습니다.

"꽤 안타네. 이제 타도되지 않아?"

"응?. 어. 타야지."

안 탄지 한 달 정도가 되니, 자전거에 흥미를 좀

잃어버렸고, 안장을 사서 다시 타자니, 왠지

또 아프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그렇게 또 자전거를 안 탄지 한 달이 더 지났습니다.

"안 타면 팔던가... 얘기 들어보니 그렇게 많이

비싼 것도 아니던데, 가격 잘 받고 그냥 팔아.

타려면 타도되고, 이번 주 까지다..."

얼마 안 하는 자전거라는 말을 한 건, 자전거가

처음 왔을 때 아이가 자전거를 얼마냐고 물어본

두 가지 이유 중에 어떤 건지 확실히 답이 나왔습니다.

아이를 시켜서 가격을 알아본 것이었죠.

'그 가격이 아니야.... 안 팔리면 어떡하지..."

암튼 저는 당근 마켓에 오려나 보자 해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자전거와 헬멧, 기타 부속물을

모두 깨끗이 하고 사진을 찍어서 자전거를

산 가격에 30%를 뺀 가격으로 올렸습니다.

이틀 정도가 지나자 바로 연락이 오더군요.

직접 와서 타보고 맘에 들면 바로 구매하겠다고요.

'에잇...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가격을 높일걸...'

장소를 알려주고,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이 되자

멀리서 한 3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이지는 않는 정말 거대한 몸을 가진

마치 영화에서 나온 캐릭터 같았습니다. 진심

왠지 어떤 덕후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안녕하세요? 자전거 파 실려는 분 맞죠?"

"아... 네... 자전거는 여기.."

"타 봐도 될까요? 타 보고 맘에 들면 바로 살게요.

제가 타고 싶었던 자전거였거든요. 두 달 정도

탄 거 맞죠?.어우 깨끗하네."

" 네.. 타봐도 되는데, 타면..."

왠지 자전거가 내려앉거나, 바퀴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자전거를 넘겼습니다.

자전거에 올라타는데, 뒤쪽에서 보니,

앉는 안장이 거의 보이지가 않더군요... 안장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더라는...

엉덩이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가깝게 한 바퀴를 타더니, 그사이 힘이 드는지

헉헉 소리를 내더군요. 20초 정도 된 거 같은데...

"헉... 헉... 맘에 드네요.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헉헉.."

전 왠지 이 사람이 타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입금을 확인 후에

서비스로 준다고 했던 헬멧과 자물쇠. 그리고 기타

용품을 같이 주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뒷모습에

왠지 모를 안쓰러움이 느껴지더군요...

암튼. 자전거를 판매하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거의 산 가격에 팔았다. 잘 받았다. 괜한 너스레를

떨면서 저녁에 외식이나 할까? 하고 시건방도

떨었습니다.

중요한 건 자전거를 타지 않은 2달 정도가 지나니

계란(죄송합니다.) 통증이 말끔히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 하듯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중년 나이가 되면 건강과 운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물건을 사면 아까워서라도 운동을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쇼핑을 하고, 팔고, 사고, 팔고...

이런 건 이제 절대 안 해야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걸 알았다고 하니, 아내가 초등학생도

아는 걸 이제서야 알았냐고 그러더군요.

역시 아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근처 헬스장을 알아보다가, 헬스장에서 쓸 운동화와

운동복, 그리고 스타킹, 밴드, 단백질 뭐 그런걸

알아보니, 아내가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내와 저녁을 먹고 매일매일 1시간씩

걷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걷기 운동으로 건강도 챙기고,

걷기 운동한다고 특별히 구매할 것도 없고,

언제든 부담 없고, 왜 이걸 몰랐을까요?

 

저에 건강을 위한 운동의 결론은 작은 아령을

인터넷에서 구매하기로 시작해서

이것저것을 사고, 자전거를 산 후

비뇨기과까지 다녀오고 나서야

아내와 걷기로 결론이 났습니다.

제가 조금만 쉽게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나는 일이더군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도 가볍게 동네 마실 겸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기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처럼 비뇨기과까지 다녀와서야

제일 좋은 운동을 찾은 것처럼요.

아침과 저녁은 이제 제법 쌀쌀 해졌습니다.

온도차에 건강 유의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근데... 아내가 점점 걷는 코스를 멀리 잡아요...

힘들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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