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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나 처갓집 안가

by 40대 아재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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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0대 중년 아재입니다.

날씨가 하루 만에 아침과 저녁 온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잇님들 모두 온도 변화에 면역력

잃지 마시고, 건강에 유의하셨으면 합니다.

제목만 보면, 부부가 싸웠나?, 사이가 안 좋나?

처갓집과 문제가 있나?... 이런 생각이 당연히

드실 거 같습니다. 근데 그런 건 아니고요.

아내가 지금도 배꼽을 잡고 웃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제 입장에서는 처갓집 못 가는 상황이

되어버린 지난 3년 전 이야기를 꺼내어 봅니다.

참고로 아내가 이 글에 대해서 써보라고 몇 번을

말을 하더군요. 조회수 천만 나올지 모른다며...

아줌마... 미워요...

좀 전에도 뒹굴뒹굴 구르면서 웃고 있네요...

 

3년 전쯤 이맘때 가을로 들어가는 시기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코로나가 발생하기 몇 달 전이네요.

나쁜 코로나... 암튼 혼자 사시는 장모님 댁에

오래간만에 처제네가 가락시장에서 맛있는 횟집이

있는데, 거기서 포장을 해서 올 테니,

오래간만에 주말에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자고 해서

처갓집 식구들 모두 장모님 댁에 저녁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저희도 많이 먹을 수 있는 위와 몸을 만들기 위해

며칠 전부터 컨디션을 조절했고, 결과.. 볼 살이

홀쭉 해진걸 거울로 확인 후 장모님 댁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도착하니, 저희가 제일 늦게 와서 음식은 커다란

상위에 거의 차려져 가고 있었습니다.

앉아서 먹으면 됩니다. 행복했습니다.

먹을 것에 아끼지 않는 처제의 큰 손과 능력에

고마움의 눈빛을 보내주었고, 먹기 위해 만든

컨디션이 조금은 위축될 만큼 많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야겠군... 긴장을 늦추면 안 되겠어...'

혼잣말로 생각하며, 모두 맛있는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거 같은 음식에 행복했고,

나중에 나온 매운탕은 캬야아~~~~ 술을 부르는

그 마력에 저는 더 이상 참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눈치가 보여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이런 음식에 술 한잔 안 하면 그건 감옥 가야 돼!

딱 한잔만 할게."

사실 먹고 있는 병원 약이 있어서 될 수 있음

술은 안 먹으려 했는데, 매운탕에서 무너졌습니다.

분위기로 그렇고, 식구들도 한잔 정도는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게 한잔이 두 잔,

두 잔이 세잔이 되고 있었습니다.

집에 갈 때는 술을 마실 수도 있다는 제 큰 그림에

택시를 타고 갔기에, 갈 때도 택시를 타고 가면

되는 일이어서 크게 부담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처갓집 식구들과 오래간만에 맛있는 음식과

여러 집안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 교육문제 등을

중간중간 이야기하며, 소화를 시키고, 또 먹고

이야기하고, 소화시키고 또 먹고... 그러고 나니

제법 시간이 자정 가까이가 되어서 다음날이

쉬는 날이긴 하지만, 그래도 장모님도 주무셔야 하고,

처제네는 다음날은 쉬지만, 장사 준비로 가게에

나가는 일도 있고 해서 모두 밤 12시 가까이 되어

갈 준비를 하고 나갈 채비를 하였습니다.

막내동서는 쓰레기 하고, 차 좀 뺀다고 먼저 나가고

큰동서인 형님과 처형, 처형 아이,

그리고 저와 아내. 그리고 우리 아이

마지막으로 처제가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현관문 앞에서 저희들이 가시는 걸 보시기 위해

장모님이 계셨습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오고, 식구들이 모두 타고

제가 마지막에 엘리베이터에 올랐습니다.

근데, 저희 장모님이 잘하시는 것 중 하나가

집안에 있을 때엔 그리 말씀을 잘 안 하시는데,

자식들이나 손주, 그리고 사위들이 가려고

엘리베이터에 타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걸

좋아하시는데, 그날도 역시 엘리베이터에

모두 타 있는데, 조심히 들어가고, 가서 전화하고,

뭐 했으니, 뭐 하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일정 시간 동안 한층에 머물면

알람 소리가 나는데, 그날도 역시 알람소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제 아내가 뒤에서 귀에 대고

말을 했습니다.

"자기가 들어가 보겠습니다...라고 인사드려.

그래야 엄마 들어가실 거야."라고 해서

전 술 한잔도 했겠다. 조금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머니 들어가세요. 저희 못 내려갑니다. 얼른

들어가세요. 저희 가보겠습니다!" 하며 90도로

인사를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열림과 문 닫힘 버튼을

누르고 있던 처형이 자꾸 문이 열리고 닫히고 하는

버튼을 누르다가 어쩌다 타이밍이 제가 인사를 하는

시점에서 문닫힘 버튼을 눌러 버린 것이었습니다.

"탁...탁...어?...아!...탁...탁...어?..."

"어떻해....어떻게..." 처형의 당황을 해서 90도로

인사를 한 상태로 계속 있는 제 머리가 엘리베이터

문이 계속해서 머리는 엘리베이터 밖에, 그리고 몸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상태로 계속 문이 제 머리를

때리고 열리고, 때리고 열리고 있었습니다.

당황하는 처형은 어쩔지 모르고 있는데, 그걸

뒤에서 보고 있는 아내는 아파트가 떠내려 갈 정도로

웃으며 말을 했습니다.

이정도로 이해 하시면 될 듯 합니다.ㅜ.ㅜ

" 우하하하... 저게 뭐야... 저게 뭐야... 우하하하...

안아파?...근데...푸후흡....어떻게...우하하하..."

배꼽을 잡고 웃고 있더군요. 신랑이 그러고 있는데...

처형은 버튼 때문에 난리이고, 아내는 뒤에서

그렇게 배꼽 빠지게 웃고 있고, 또 그러니까 애들도

웃고 난리 났고, 형님은 그나마 엘리베이터 문을

그 와중에 힘으로 제 머리를 때리는 문을 손으로

열려고 하고 있고, 열리면 처형이 다시 당황을 해서

문 닫음을 눌러 또다시 내 머리를 때리고...

장모님은 그걸 보시면서

"에구에구 어떡하냐... 이거... 문 열어... 빨리...

머리 들고... 에구에구... 어떡하냐...."

전 술을 좀 먹었지만, 순간 너무 창피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창피함이 아픔을 이긴 것이죠...

기억엔 3번쯤 엘리베이터 문이 제 머리를

때린 거 같습니다.

여하튼 쓰레기를 버리고 차를 빼러 간 작은동서만 빼고

처갓집 모든 식구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서,

'하... 어쩌지... 사실 이건 알고 보면 이 사람 탓이야!

인사를 하라고 한건 이사람 이잖아!'

혼잣말로 구시렁구시렁 데면서 속으로

인사를 하라고 한 아내가 왠지 미웠습니다.

제가 택시를 타고 집에 와서 다음날 아침 해장국을

준비하고 있는 아내에게 소파에 앉아 말을 했습니다.

" 나 처갓집 안가..."

아내는 해장국을 국그릇에 뜨다가 저에 말에

처음엔 푸웃푸웃 하더니, 다시 배꼽 빠지게

웃고... 그 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온 아이도 절 보더니

"아빠 머리 모래시계 된 거 아냐? 봐봐.ㅋㅋㅋㅋ.

어제 보니까 한 군데만 계속 맞았잖아.

엘리베이터 문에... 괜찮아?. ㅋㅋㅋ"

머리 모양이 모래시계 된 거 아니냐는 아이의 말에

아내는 아예 누어서 웃더군요... 아이와 함께...

암튼 저는 다시 말했습니다.

" 나 처갓집 안 간다... 당분간... 아니 못 간다..."

 

나중에 확인한 건데, 처형은 아내에게 제 상황을

그날 새벽까지 카톡으로 괜찮냐고 계속해서

물어봤다고 하고, 형님은 제 카톡에 머리 괜찮냐...

소리가 좀 컸던 거 같은데... 걱정문자를 아주

많이 보내셨습니다.

처제네는 아내와 거의 동급으로 작은동서에게

작은 형부인 제게는 미안하지만, 진짜 너무 웃겨서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웃겼는데, 차마 엘리베이터

안 제앞에서는 크게 웃지 못하고, 작은동서와

함께 집에 가는 길에 엄청나게 웃겨서 그걸 못 본

작은 동서에게 왜 먼저 내려갔냐고... 쓰으읍...

안 다친 걸 아니까 모두들 아주 웃겨서 신이 난

모양이었습니다.

나중에 작은동서가 그러더군요

"형님 어떻게 한 번 더 안될까요?... 농담입니다.ㅋ"

아내가 만든 해장국을 한 숟가락 뜨려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장모님이셨습니다.

"아... 자기가 받아. 나 화장실 가서 못 받는다고..."

전 좀 창피한 것도 있고 해서 아내에게 전화를 주고

조용히 밥을 먹었습니다.

아내는 연신 괜찮아.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말하는 걸 보니, 장모님은 제가 혹시나 다치지 않았나

여쭤 보시는 거 같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와이프가 제게 말하더군요.

"자기 엄마가 다음 주에 밥 먹으러 오래.

자기 좋아하는 거 해주신다고.ㅋㅋㅋ.

안 간다고 했는데, 엄마한테 전해드려?ㅋㅋㅋ"

당분간 처갓집 안 간다고 한지 10분도 안되어서

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여하튼, 아주 가끔씩 코로나로 인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아주 가끔씩 같이 식사를 할 때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한 번씩 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장모님은 그만하라고 호통 치시고, 아내와

아이들은 신나서 더 웃고, 뭐 현재 진행형이네요.

 

자칫하면 다칠 수도 있었던 일이지만, 저에 배꼽인사로

인해서 몇 년간 처갓집 추억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된 이 이야기로 가끔은 힘들고, 짜증 날 때

처갓집 식구들과 재밌게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된다면, 저도 이제는 좋습니다. 맘껏 하세요~

아이가 일기를 쓰는데, 그때 쓴 일기 제목이

'아빠 머리 모래시계' 였다고 하더군요 ㅜ.ㅜ

하... 아이들의 상상력이란..

여러분들도 모래시계...동의 하시나요?ㅜ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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