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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코로나 확진 투병기-2탄

by 40대 아재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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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바로 전 포스팅이 길어지고, 일이 좀 겹쳐서

이렇게 두번에 나눠서 포스팅 합니다.

 

"이이이이이...게 뭐야....!!!. 자기!!!"

 

3개의 검사를 한 키트중 한개가 분명 2줄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방에서 우당탕 침대에서 내려오는 소리인지

급하게 나오고, 아내는 설겆이를 하다가

멍하니 저를 쳐다보고 있더군요.

아이가 절 보고 물었습니다.

"누군데?누군데?...응 내껀 한줄인데..."

아이는 아니였습니다.

그럼 이제 저와 아내만 남았습니다.

그때 아이가 갑자기 큰소리로 말하더군요.

"엄마 마스크 빨리 쓰고, 방으로 들어가!!

아빠하고 나도 마스크 써야돼!!!"

그랬습니다. 아내가 검사한 검사키트에서

2줄의 검사결과가 나온 것 이였습니다.

2년을 넘게 조심하고, 나가서 밥도 안사먹고,

한 여름에도 KF94를 착용하면서 그렇게

버텼는데,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고무장갑을 천천히 빼고, 현관쪽 입구에

걸려 있는 마스크를 쓰더니, 안방으로 들어가더군요.

그때부터가 시작이였습니다...

그 시간 이후 저희는 집안에서 카톡으로

대화를 했습니다. 안방에 갇혀있는 아내가

왠지 안쓰럽기도 했지만, 우선 더이상 확산되지

않게 하는게 우선이였고, 아직 늦지 않은

저녁이라 검사하는 곳이 있나 확인을 해보니,

마침 조금 늦게까지 하는 곳이 있어

바로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는 집에 있게 하고,

혼자 택시나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하던

아내에게 제가 말했습니다.

"그분들한테도 옮길래?...그러게 운전면허..

아니다...내가 데려다 줄께"

얼마전 제가 쓴 포스팅 입니다. 아내는 면허가

없는 내용이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완전무장을 시키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바로 차를

몰아 검사소로 갔는데, 마무리를 하시는지 거의

사람이 없고, 일부는 정리를 하고 계셨지만, 다행히

검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검사키트의 2줄을 보여주니 바로 해주시더군요.

그렇게 PCR 검사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길에

아내가 제게 말하더군요.

"자기도 같이 있으면 걸리는데...어쩌지...그리고

아이도 그렇고...벌써 이렇게 차안에서

같이 있고...자기는 내일 검사해봐"

"응 내일 애랑 같이 가서 해볼께"

전 아까 아내가 검사를 하는 동안 회사에 전화를

해놓고, 내일 연차를 신청했습니다.

왠지 쓸쓸해 보이고, 세상짐 다 짊어진거 같은

표정을 짓던 아내가 갑자기 주먹을 쥐며

제법 큰소리로 말을 하더군요.

"그 아줌마...아니 왜 코로나 검사를 했으면,

지정된 곳에서 대기를 해야지, 왜 병원 일반진료

보는 사람 있는데 있었던 거야? 흐이그...그 아줌마야.

그 아줌마 때문이야..."

사실 병원에 다녀온날 이후로 아내는 양성이 좋은걸로

알고 있었던 그 아주머니 이야기를 종종 하더군요.

걸리면 그 아주머니 때문일 꺼라면서...

그러더니 갑자기 저를 쳐다보며 한마디를

더 하더군요.

"당신탓도 있는거 알쥐? 왜 주차도장을 나더러

받으라고 한거야? 응?왜?말해봐!"

'아니 그때 애가 전화로 뭐좀 시켜달라고 해서

그거 보느라 그냥 자기한테 말한거지.."

아내는 자신을 그 아줌마와 가까이 가게한

제가 확진의 이유로도 보고 있는거 같았습니다.

하하하하하...

여튼 그날 집에 들어가기 전 와이프와 전 차안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어느정도 이야기를 하고

집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안방을 쓰고, 내가 밥이랑 그런거 배식시간 맞춰서

안방에 넣어줄께. 할말이 있으면 될 수 있음

안방에 있더라도 말하지 말고, 마스크 쓰고 있고.

그리고 필요한게 있으면 카톡으로 남겨. 내가

넣어줄께. 아이 학교는 이러쿵 저러쿵...

많은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들어가 그날부터

본의아니게 방마다 가족이별이 시작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일찍 아이와 함께 검사를 맞으러 가려

했으나, 아직 아내의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확진자 가족이 아니면 검사를 안해줄 수 있다고

해서 잠시 대기하니, 카톡으로 아내의 확진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PCR도 확진으로 확인이 되었네요.

그 문자를 가지고, 가족증명서를 가지고 아이와

함께 선별진료소로 가서 검사를 한결과가

다음날 연락이 왔는데, 다행이도

저와 아이는 음성으로 코로나에

확진되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배식시간은 몇시 몇시 라고 말을 하니

아내가 그러더군요.

"내가 죄인이야? 감옥처럼 무슨 배식시간이야?

그냥 밥 먹을 시간이라고 해!"

아내는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제가 굽신거려야지요.

"근데, 안방문에 비닐 치자. 김장할때 쓰는거.

내가 사올테니, 그거 하면 좀 낫지."

안방 바깥쪽에 비닐을 문틈에 맞춰 크게 덮어서

테이프로 붙히고 나니, 이산가족이 된거 같았습니다.

아내가 안쓰럽고...아내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배고파 밥줘. 배식시간에 맞춰서 줘."

시간은 어느새 점심을 훌쩍 지나서 2시 가까이 되어

있었는데, 검사 받으랴. 비닐 사러 다녀오느라

출출은 했는데, 오늘 아무것도 못먹은게 그때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온 가족이 굶었네요.ㅜㅜ.

밥을 할 시간이 안되어서 우선 근처 도시락집에서

사와서 안방으로 배식을 넣어줬습니다.

진짜 이게 뭐 하는 짓이지? 생각이 들더군요.

저와 아내는 안방문을 열때에는 서로 호흡도 잠시

참자고 말을 하고, 안쪽에서 문을 열면 바깥쪽에서

비닐사이로 도시락을 넣어줬습니다.

"미안. 내가 해줘야 하는데 ,도시락이네.

맛있게 먹어. 필요한거 있으면, 말하고"

"숨 참어. 말하지 말고..."아내는 짧게 이야기를

하고, 문을 닫더군요.

아이와 저는 측은하게 아내를 바라보다가

거실에서 사온 도시락을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먹자마자 아이가 제게 말하더군요.

"아빠. 저녁엔 뭐 먹을꺼야?"

아...이게 TV에서 보던 삼시세끼가 생각이 났습니다.

밥먹고 돌아서면 밥을 준비해야 하는.ㅜㅜ.

아내 확진 문자를 토대로 회사에는 연차를 이어내어

2주간 집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메뉴 였습니다. 전 음식을 그리 잘 하지

못합니다. 아이의 질문에 종이와 펜을 가져와서

일자별로 먹을 것을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왠지 즐거워 보이더군요. 아이가 저랑

식성이 비슷해서, 서로의 눈빛을 나누며 식단을

짜기 시작 했습니다.

 

0월0일 0요일

아침-샌드위치(00토스트)

점심-도시락(00도시락)

저녁-치밥(00치킨+햇반)

0월0일 0요일

아침-샌드위치(00토스트)

점심-도시락(00도시락)

저녁-돈가츠 정식(00돈가츠)

0월0일 0요일

아침-계란후라이+식빵+쨈(딸기 or 블루베리)

점심-도시작(00도시락)

저녁-피자

 

대충 이런식으로 식단을 짜다보니, 아이와

저는 얼굴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그동안 건강이나, 아내의 반대로 잘 먹지

못하는 것들 위주로 짜기 시작을 했습니다.

앞에는 눈치 채지 못하게...뒷쪽으로 갈수로

강력한 것들을 세끼중 하나는 넣어가면서

식단을 수립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것저것 할 것이 많고, 잠깐씩 나가기도

해야하고, 뭐 그런 이유로 주는 대로 잘 먹었으면

좋겠다. 뭐 그런식으로 설득을 했습니다.

아내는 마지못해 알았다며, 청소나 자주하고,

매일매일 열체크 해서 공유하고, 될 수 있음

TV소리를 크게 하지 말라는 것이였습니다.

사실 저희는 안방에는 TV를 놓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편하게 잠을 자는 곳으로...그러다 보니

아내가 TV소리가 거실에서 나면 왠지 샘이

나는지, 그걸 부탁 하더군요.

암튼 그렇게 2주가 지나가고, 아내의 격리기간도

끝나고, 검사키트를 통해 2번이상 간격을 두고

검사를 해봐도 이제는 음성으로 돌아왔습니다.

격리해제를 하는날, 중무장을 하고 와이프가

거실로 나와서 저와 아이를 보고, 그리고 저희는

아내를 보고 거의 동시에 이런말을 했습니다.

"너하고 아빠 왜이리 살쪘어?"

"아빠...엄마 살찐거 같지 않아?"

그랬습니다. 식단이 문제였습니다. 먹고 자고,

먹고 쉬고, 먹고 안 움직이고. 뭐 뻔한거죠.

서로의 건강한? 살찐 모습을 보고, 저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격리기간동안 처가의 걱정, 아내 기침과

목아픔, 몸살, 가래등 통증과

격리기간에 저희 할머니 상도 있었고, 참

많은일이 있었습니다.

2주간 가족이 완전 같이 또는 떨어져 있는 동안

다시한번 가족의 소중함과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가족과 비슷한 경험을 하신분이 많으실꺼

같습니다. 힘들고, 아프고...

얼른 하루라도 빨리 이놈의 코로나가 없어지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날이 올때까지

모두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참. 아내는 제가 먹는 영양제를 유심히 보더군요.

혹시 그걸 먹고 면역력이 좋아서 안걸린거 아니냐고,

그러더니, 제가 먹는 영양제와 건강보조제를

주위에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몇개를 구입 후 같이 먹고 있습니다.ㅎㅎ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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