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보통 저희 나이대가 되면 아이들은 중학생이나
아님 대학생 빠르면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수도
있는 저희같은 중년부부는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당연히 거의 일거수일투족을
서로가 모두 공유하며 지낼 수 밖에 없고,
빠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부터 아이들이
부모님과 어디를 가려 하지를 않습니다.
지들도 이제 컸다 이거죠. 저 또한 그런 일들을
겪고 나니, 눈에 넣어도 안아픈 내 아이가
조금씩 저만의 세상을 만드는 시기가 왔구나...
응원을 해줘야겠다...싶으면서도 왠지 서글프고,
슬퍼지고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 아이였을 때를 생각하면, 저희 부모님도
지금 제가 느끼는 서운함과, 서글프고, 좀 더
같이 하고 싶은데, 아이를 응원 해주고...뭐
그런 상황을 겪으셨을 생각을 하니, 죄송해 지기도
하네요. 전 유난히 그런게 좀 빨랐던거 같기도요.ㅜㅜ.
여러 인생 선배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다 큰놈들 징글징글 하지 뭘 데리고 다니려고 해?.
뭐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만, 암튼 저희도 아이가
학교나 학원, 그리고 친구등과 같이 보내는 시간을
좀더 늘리고, 그걸 원하는 때이다 보니,
저희 부부는 다시 연애 할 때처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장볼때나, 바람쐬러 드라이브 갈때나,
부모님댁에 다녀올때나, 또는 반대로 아이가
스케쥴이 있어. 저희 부부가 집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처음엔 서먹서먹 하기도 했고,
어색해지고, 포옹 한번 하면 가족끼리 무슨짓이야...
하며 튕기기도 하네요.ㅋㅋㅋ
얼마전 아이가 주말에 시험공부를 위해 친구들과
스터디카페를 간다고 하더군요. 저희 때로 치면
독서실이나, 도서관 뭐 그런거 같은데, 길거리를
걷다 보면 주위에 상당히 많이 있더군요.
암튼 공부를 하러 간다고 저녁에나 온다는 아이의
말에 위치가 어디인지 알겸해서 아이와 같이 친구를
만나기전까지 근처에 데려다 주고 집에 오는데,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화장을 부지런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어디 가게?"
"하늘이 완전 파래. 간만에. 가까운데 드라이브
다녀오자~"
전 오늘 밀린 잠을 자려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가자. 나 졸린데.."
"이 옷 괜찮지?, 색깔 잘 고른거 같아.15분. 준비해"
얄짤 없군요 ㅡ.ㅡ
잠을 깰겸 한번 더 세수를 하고, 거실 밖에 하늘을
봤습니다. 진짜 간만에 파란 하늘이더군요.
하긴, 아내가 고집을 피울만도 했습니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이래저래 요즘 집안일에
아이일에, 주말 나들이는 오랜만 인거 같거든요.
옷을 주섬주섬 입고, 아내가 말한 15분이라고 말한
시점에서 저에게는 10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내는 아까 말한 시간과 비교해보니, 눈썹이
생긴거 같습니다.
차에 먼저 가서 있으려 엘레베이터를 타고 차에
시동을 켜고 약간 더워서 에어컨을 틀고
근처 가볼만 한곳을 검색하려다, 문득 블로그 이웃님의
여행, 맛집, 가볼만 한곳 이런걸 보고, 어느 이웃님이
포스팅한 남한산성 드라이브 코스를 보고, 그쪽으로
맘을 먹었습니다.
아내가 차에 와서 물었습니다.
"어디로 갈꺼야? 멀리는 말고, 근처 가까운데 없어?"
상의 없이 지가 가자고 했으면 목적지라도 말해주면
내가 좀 편한데...괜한 걸 바랬습니다.
" 응. 남한산성 어때? 광주쪽으로 넘어갔다가, 하남
쪽에서 식사하고 오자"
"응~. 가자"
차를 운전하면서 눈이 부셔서 선글라스를 꺼내서
썼습니다. 아내는 벌써 나올 때 부터 착용중 이였고,
선글라스를 쓰니, 아내가 그러더군요.
"자기 그 선글라스 바꾸면 안돼? 눈이 안보여
렌즈가 미러형이라..."
"언제 내 눈을 보고 말했나...노래가사에 있어서
그래? 눈을 보고 내게 말해요~~~~. 난 이게 좋아"
이번에 선글라스를 1개 사고, 처제에게 값이 좀
나가는 선글라스까지 2개를 얻어서 기분이 좋은
상태입니다. 좀 미안했는지 하는 말이죠. ㅎ
차를 타고 가고 있는 중 제가 대충 그쪽길은
아는터라, 네비를 안찍고 갔는데, 왠지 길을 잘못온거
같은 조금은 한적하고, 시골느낌 나는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네비 키고 가야겠다. 잘 못 들었네. 미안"
"괜찮아. 이 선글라스 괜찮지?. 하늘도 이쁘고~"
다행히 아내는 기분이 좋습니다.
암튼 차를 돌려 가는 중에 외딴 건물인데, 오래되어
보이지 않은 건물의 모텔이 있더군요.
그러자 아내가 내게 말했습니다.
"네비 안켠 이유가 이거였어? 짐승!!!ㅋㅋㅋ"
"뭐래...이 아줌마..."
"에이~노렸구만 노렸어요~ㅋㅋㅋ
자기야~우리 저기 가볼까?ㅋㅋㅋ"
전 아내의 농담에 그냥 웃으며 말을 했습니다.
저번 6월에 출장 갔을 때 무인텔을 이용했던 기억이
순간 났습니다. 그래서 무인텔에서 당시 잤다고 하니,
와이프가 거긴 어떤 곳인데...라고 물었던 기억이
나서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 했습니다.
드라이브내 졸리기도 하고, 대화를 하는게 운전에도
도움이 되고 해서 말을 했습니다.
"나 저번에 출장때 무인텔에서 잤다고 했잖아?
생각나? 시설이나 이런거 완전 짱. 스타일러도
있었다고 했잖아. 내가. 그래서 입고간 양복 잘
넣어서 써봤다고.."
" 어. 맞아. 거긴 어떻게 들어가고 하는 거야?"
급관심을 보이는 아내에게 살면서 한번 가본
무인텔에 대해 마치 무인텔주인이 된 것 마냥
신나게 이야기를 시작 했습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 까 이 이야기를 하던 중
아내가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왜 이리 신나있는거야?"
"아니...자기가 궁금해 하니까 말을 해준거지"
지나가는 중에 하루에 100개만 한정으로 파는
빵이 있다고 해서 거기서 빵을 사고, 좀더
차를 몰아 광주를 넘어 하남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저희가 종종 가는 칼국수와 수제비를 잘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식사를 하고, 그 집 음식을 좋아하는
처제네를 주기위해 포장을 해서 다시 집 방향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처제네는 제법 장사가 잘되는 프랜차이즈를 하고
있는데, 쉬는 주말에도 일을 하고 있어서,
잠깐 들려 저녁에 먹으라고 포장해온 음식을 주고
시간을 맞춰서 아이의 스터디카페에 들려 아이를
픽업해서 집으로 왔습니다.
다음날엔 제가 다니던 병원 검사가 있어 와이프와
오전에 병원을 같이 같는데,
와이프가 병원에서 검사를 마치고, 제게 이런말을
했습니다.
"자기야~우리 저기 가볼까?"
"응? 어디?.응?"
아내가 말한 곳은 병원 건물옆에 있던 호텔
이였습니다. 그곳이 호텔인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리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 그곳에 호텔이
있는 것조차 의식을 한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표정만 봐도 장난이고, 농담인걸 알지만,
아내의 장난스런 얼굴표정에 제가 맞대응을
해줘야 했습니다.
"준비됐나? 얘도 학교 갔다가 오후에 올꺼고,
오늘 둘다 시간 되고!!, 들어가자!" 라고
제가 조금은 큰 목소리로 아내에게 말을 하자
아내는 가볍게 어깨를 치면서
"어머어머...미쳤어...농담인데"
그날 이후 그 근처를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아내는 제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자기야~우리 저기 가볼까?ㅋㅋ"
중년이 되고, 그만큼 아이가 커서 부부가 같이 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저희 가족에겐
이런 작은 추억거리가 하나 더 생겼네요.
요즘 좋은거 같아요. 연애 할때처럼 둘이 같이 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부부사이도 더 좋아
진거 같고. 뭐 그렇습니다.
물론 와이프는 지금도 아이의 요청으로
아이의 방에서, 아이의 침대에서 종종
아이와 같이 잡니다.
그 횟수가 적어질 수록 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죠. 그런데 아내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혼자 있는 시간도 종종 줘야
할 듯 합니다. 아내는 저와 또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깐요.
그래서 와이프에게 캠핑을 다시 하고 싶다고
큰 그림아래 의사를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그러더군요.
"필요한 거 있으면 빨리사서 다녀, 추워지면
힘들잖아. 내가 사줄께"
이건 답이 나왔습니다. 혼자 있고 싶은 모양이네요.
그래도 분명한건 전 캠핑에 필요한 물건들을 얻고,
아내는 아내의 조용하게 편안하게 하고 싶은거
듣고 싶은 음악 들으면서 혼자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거지요.
물론 그러면 저희 부부사이는 더 좋아질 껍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제가 아내에게 말을 해 봐야겟습니다.
"여보~우리 저기 가볼까?"라구요.
다들 아시죠? 가끔은 부부사이가 좋아질 수 있는
수많은 계기중 하나가 된다는 걸요.ㅎㅎ
아내에게 신나게 설명했던 무인텔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확인 했습니다.ㅋㅋㅋ
살면서 가장 오래 하는 사람이 부부지요.
부모님보다, 자식보다 더 오래 함께 하는게 부부입니다.
중년부부 만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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