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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아빠 운전면허 내가 딸께!

by 40대 아재 2022.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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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저희 아이는 몇일전부터 자기 엄마에게 단단히
삐져 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학교를 다녀와서
지치는데, 잠깐 집에 있다가 다시 학원을 가는데,
매일매일 반복이죠. 그런데 몇일전에 폭발을 했네요.
날씨가 후텁지근 한 영향도 있었지만, 요즘
시험준비기간이라, 학원에 있는 시간도 길어지고,
날씨도 안 도와주고, 걸어오기도 조금 애매하고,
버스타자니, 사람들이 많아서 왠지 꺼려지고 뭐
그래서 요 몇일 집에 걸어온 모양입니다.
땀이 나서 집에 오자마자 찝찝하고 힘든데,
다른 친구 몇명은 오늘 날씨가 이러기도 하고,
시험준비기간 때에는 친구들 부모님이 학교에
데리러 오는데, 엄마는 안오니,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못오니, 짜증이 난거죠.
예민할 때죠...뭐 이해 합니다.ㅜㅜ.
사춘기를 갱년기가 이기지 못하죠.
그 이유는 간단 합니다. 저희 와이프는 사실
운전면허가 없습니다.

저희 와이프는 사실 운전면허가 없습니다.ㅡ.ㅡ
사실 와이프는 저보다 공부도 더했고,
시험도 보면 거의 다 잘 보는 꽤 공부를
잘하는 스타일 입니다.
일본어를 전공했는데,
지금도 일본어 공부를 합니다.
왜?...재밌다네요. 공부가?..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스타일이 면허를 따는 것과 크게
상관은 없는데, 할건 다하는 와이프가
흔하디 흔한 운전면허를 안딴건 참
지금도 모르겠네요.

암튼 운전하는게 무섭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면허를 안땄습니다. 결혼 후 몇번의 면허시험을
보기 전까지 간적은 있는데, 무섭답니다.
면허 필요없다고 합니다. 걸어다닌 답니다.
그리고 집안에 기사가 있는데, 필요 없답니다.
교통 인프라가 좋은 서울에 있는데, 굳이 본인이
차를 몰고 다니면, 환경에도 안좋고,
차도 한대 더 있어야 하고, 위험하고, 습관되면 안좋고...
뭐 그렇다고 합니다.
아이는 면허가 없어 운전을 할 수 없는 엄마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건 염두에
안두는 거 같습니다.ㅎ
아빠인 제가 출장이나,
지방에 있을때에는 바라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기니, 불만이 쌓여왔던거죠.
저도 지금껏 가족들과 술자리나, 술을 마실일이 있으면,
아예 택시를 타고 갑니다. 대리는
저희는 또 저희 와이프가
싫어합니다. 남이 저희차에 타는게 싫다네요.
또, 밖에서 맥주한잔을 하고 싶거나,
할때에도 대신
운전을 해줄 사람이 없으니, 음료수로 대신 합니다.ㅡ.ㅡ


여튼, 몇일 전 저희 아이가 주말에 저와 와이프를
거실에서 부르더군요. 엄마 아빠에게 할 말이 있다면서요.
내용은 이랬습니다.
" 아빠!!! "
" 응? "
" 운전면허 몇살부터 딸 수 있어?"


" 왜? 넌 아직 멀었는데?. 갑자기?
아...만 18살, 그니까
만으로 18살이니, 너 19살 생일 지난 다음날부터 "
전 살짝 와이프 눈치를 보며 대답을 했습니다.
엄마의 무면허로 짜증이 나있는걸 아는
저는 대답을 했죠.
" 엄마!!! "
" 왜?! "
" 엄마 진짜 면허 안딸거지? "
" 응 "
너무 단호하게 잘라 말하는 와이프의 대답에 저도 모르게 아이의 표정을 보게 되더군요.
씩씩대는 표정에서 역시 그렇군...뭐 이런 표정을 지으며 저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아빠! 운전면허 내가 딸께!.
그리고 꼭 하고 싶은말 있어. "
" 응? 응. 뭔데? "
" 엄마는 안 태워 줄꺼야! 치이 "


그러자 와이프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 태워주지마라~~누가 태워달래?,
난 아빠가 태워주는데 뭘 태워주지마~~~ "
하며 아이를 오히려 약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곤란 해졌습니다. 다음에 저에게 물어볼 아이의 질문이 바로 제 머리속에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분명 아이는 저에게
' 아빠! 엄마 안태워 줄꺼지....' 또는
' 아빠! 엄마 태워주면 알아서 해!!...'
뭐 둘중 하나는 분명했습니다. 뭐하고 대답해야 하지...뭐라고 해야하지...
라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이는
제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질문은 역시...
" 아빠!! 엄마 태워주지마, 그럴꺼지? 그치이~
아빠는 내편이니까. 그치이~~~?"
그 순간에는 와이프의 표정을 쳐다 보았습니다.
아이의 말이지만, 왠지 "그럼 이나, 알았어" 라고
말을 하면 등짝스매싱 이나,
아님, 오늘 저녁 알아서 밥해서
먹든지...하고 삐질 거 같은 분위기 였습니다.
찰나가 굉장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대답을 안할 수
없었기에 저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 너 면허 딸 때 자기도 같이 따.
둘이 학원 등록하면 가격도 싸.
그리고 연수는 내가 해준다.
암튼 둘이 같이 면허 따.
그때 둘이 안따면 둘 다 안태워 준다. 끝 "
예상치 못한 저의 말이 였는지,
와이프와 아이는 조금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아이가 먼저 이렇게 말을 하던군요.

" 엄마랑 같이 시험 보면 재밌겠네.
엄마는 떨어지고, 나는
분명 합격 할꺼고, 누가 먼저 합격하나 보면 되겠네.ㅎㅎㅎ"
" 뭐? 엄마가 너보다 못할꺼 같아?
그래 해봐. 누가 이기나 칫 "

아. 어려운 상황을 이렇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아이가 면허를 딸때 와이프가 같이 면허를 딴다면 일석이조로 좋은 일이니,
현명한 대답을 한 제가 잠시나마
대견 스럽습니다. 가족의 평화를 지켰기 때문이죠.


아이가 면허를 딸 때쯤이면
제 머리의 흰머리는 더 늘어나 있을것이고,
주름도 좀더 많이 깊게 생기겠지만,
그때부터는 아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여행도 가고, 장도 보고,
술 먹고 늦게 들어가는 날에
가끔씩 부탁도 할 수 있게 되겠네요.
아참. 와이프는 그 일이 있었던 다음날에
제게 말하더군요.
생각해 봤는데, 난 무서워서 싫어.
계속 자기가 기사해. 라구요.
와이프는 제가 평생 기사를 해야겠네요.
지금 타고 다니는 차는 아이가 면허를 따면
운전연습겸 타고 다니라고 줘야 겠네요.
그리고 저는 그 핑계로 새차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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