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40대 중년 아재입니다.
어릴 적에는 장을 보기 위해선 무조건 동네나
시내에 나가서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
부모님을 따라간 게 기억이 납니다.
시장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제 코를 자극하는
온갖 맛있는 간식과 먹거리들의 향연이
부모님의 단골 멘트인
" 자꾸 뭐 사달라고 하면 집에 가서 회초리다..."
를 이길 만큼 강력한 유혹으로 저를
꼬셨던 시장표 음식들이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들은 장을 보러 어디로 가시나요?
지금도 물론 있는 재래시장? 대형마트?
백화점? 동네슈퍼?. 인터넷 배달? 등의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중년부부는
보통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이 집 근처에 있습니다만,
동짓날에 팥죽이나, 추석이나, 명절에 쓰는
전, 그리고 호떡 등을 사러 갈 때는
재래시장을 애용하지만, 보통은 여러 가지
편의시설과 종류 등으로 인해 자주 가고,
제품들의 레이아웃이 머릿속에 기억을 하는
단골 대형마트에 갑니다. 가는 주기는
한 달에 2~3번은 가는 거 같습니다.
저희 같은 중년부부는 연인 사이나, 신혼부부
같은 커플들과는 조금 다른 쇼핑 패턴을
가집니다.(저희 부부만 그러는지도 모릅니다)
보통 저희 부부의 마트 쇼핑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운전-> 마트 도착(입구 쪽 가까운데 주차 안 하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과 힘이 2배는 더 든다는
생각을 함)
->내리기 전 와이프의 화장 고침
(보통 2~3분은 기본적으로 해야 함, 집에서
하고 오면 안 되는 건지 아직 못 물어봄)
->카트 or 장바구니 초이스 여부 물어봄
->보통 카트가 선택됨(바퀴가 헛돌거나, 방향이
이상한 곳으로 가는 것을 확인 후 입장함)
->시간적으로 약 10분 정도는 와이프의 의지의
동선을 뒤따라 감(카트에 구입한 물건을 넣을 때
카트가 와이프가 원하는 거리에 있어야 됨)
->제가 좋아하는 코너에 오면 관심이 있는 척
오랫동안 쳐다봄(그럼 와이프가 보고 있어라고 함)
->와이프 다른 코너로 혼자 이동 뒤도 안 돌아보고
원하는 제품 코너로 감. 그러면서 전화 잘 받고..
라고 말을 하고 걸어감(지 전화는 카트에 놓은
가방에 있는데...)
->카트를 몰고 진짜 관심 있는
코너로 가서 와이프가 사놓은 물건 밑에 한두 개
넣어 놈(와이프 계산할 때까지 모름, 보통은
영수증을 보면서 주차장 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걸림)
->그러고 다리가 아파서 사람들이 좀 적은
공간으로 가서 그냥 카트에 기대어서 삐댐
->전화도 없이 다른 코너로 간 와이프 귀신같이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옴
->반찬거리 없으니까 그거 사야 한다고 해당 코너 이동
-> 가는 도중 요리하기 간편한 냉동 및 간편식 잔뜩 삼
-> 반찬 1~2개 삼(예전에 부모님들은 상상도 못 했고...
그런 말을 아주 약하게 들릴만큼 조용하게 웅얼거림)
-> 계산대 계산 ->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영수증을
보면서 이건 뭐야.. 이건 왜 샀어... 하면서
정작 반찬거리 사러 왔는데, 반찬은 2개고, 나머지는
반찬과 상관없는 거라며 짜쯩냄
->그리고 다음 주중에 한번 더 와야겠다고 통보함.
뭐. 이런 쇼핑 루틴입니다.
근데 저희 중년부부가 마트에 가면 꼭 하는 게 있습니다.
이건 진짜 저희 부부만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마트에서 쇼핑을 하면서 집안일에 대해
토론과 상의를 합니다.
예를 들어서
" 이번 달 언제 엄마 어디 가신다는데, 네네... 이거 하나 사자.."
" 그날에 자기 언제 집에 와?, 요거 맛있겠네. 요거 자기 먹지?"
" 언니네가 이번 주 어디서 식사 하자는데, 와~이거 저번 주보다
싸네. 에이 오늘 살걸..."
말의 시작은 집안일인데, 뒤는 쇼핑관련 대화가 되고,
쇼핑하다가 반대로 집안 일 이야기를 하고...
첨엔 집안 일 이야기야? 아님 장보는 이야기야?... 했지만,
중년이 된 만큼 같이 한 시간이 긴 지금은
알아서 말하고, 알아서 듣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오면 그날은
왠지 서로가 더 가까워지고 사이가 좋아집니다.
그래서 서로 조금 다툼이 있거나, 삐져 있으면
잘못한 사람이 마트 가자~~라고 말을 합니다.
그럼 안 간다고 하다가, 보통은 가게 됩니다. 왜?
마트 가서 집안일 이야기하면서 장 보면서
사이가 좋아지는 걸 이제는 서로 잘 아니깐요-.-
암튼 중년부부 장보기가 뭐 얼마나 대단하고
특별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저희는 이렇게 장을 보고, 같이하는 하루를
그렇게 또 늘어나고 생김에 서로를 더 의지하고
같이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마트에 장보기 어떻게 하시나요?
이번 주는 안 가본 대형마트에 가보자고 하네요.
거기 가면 아마도 이럴 겁니다.
와~여기 크네, 여기 좋네, 이런 것도 있네
근데, 아버님, 어머님 여행 다녀오시고 전화드렸어?
-끝-
'daily & mem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운전면허 내가 딸께! (16) | 2022.09.18 |
---|---|
자기는 생일이 몇개야? (20) | 2022.09.17 |
여보. 아버님께 부탁 드리면 안돼? (36) | 2022.09.15 |
행복해지는 치킨 먹을까? (17) | 2022.09.15 |
좋아하는 음악과 가수 (59) | 2022.09.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