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유치원 재롱잔치 또는 운동회를 한 번쯤은
참석을 하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오늘은 10여 년 전쯤 있었던 그 이야기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서둘러야 해. 그나마 가까운 곳이라 다행이지..."
"응. 늦잠 잤네... 엄마 집에도 들려야 하는데..."
오늘은 아이의 유치원 운동회가 있는 날입니다.
유치원 운동회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유치원 졸업하기 전 마지막으로 하는 운동회가
좀 더 기억에 남도록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아내는 늦잠을 잔 모양입니다.
오늘은 장모님도 같이 가신다고 해서 얼른 준비하고
모시러 나가야 하는데, 늦어졌네요.
장소는 한강공원이었습니다.
장소를 빌려서 한강공원에서 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저희는 서둘러서 장모님을 모시고, 운동회 장소인
한강공원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을 해보니 운동회 참석을 위해
오신 다른 유치원생들의 부모님들 차량으로
그렇지 않아도 붐비는 주차장이 꽉 차있더군요.
우선 급한 마음에 짐을 먼저 내리고, 자리를 잡기 위해
아내와 아이, 그리고 장모님을 먼저 가시라고
말은 한 다음에, 저는 주차 자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어~~동생!. 여기 여기!!"
누군가 저를 향해 소리치고 있는 모습을 자세히 보니,
작년 운동회 때 알게 된 저보다 무려 6살이 많은
딸아이의 친한 친구의 아버지인 학부모 형님이
저를 부르는 게 보였습니다.
"여기 여기!. 여기 한대 나간다고, 여기다 대!"
"에구 형님. 오셨어요?. 네. 거기로 갈게요."
저는 그 형님 덕분에 마침
나가는 차 한 대가 있어서
그곳에 주차를 할 수 있었고, 오랜만에 보는
그 형님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형님이 제가 운동회에서
그 일이 일어나게 한 장본인이 될지는 정말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작년에 보고 1년 만나요.
OO 이는 많이 컸죠?. 둘째 OO도 보고 싶네요."
"어. 오랜만이네. 잘 지냈지?. 다들 저기 다 있어.
난 잠깐 편의점에서 물 좀 사러 오다가 동생 본 거야."
"아. 그러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먼저
자리 잡고 있으라고 했는데, 잘 했나 모르겠네요.
어서 가시죠. 형님."
운동회가 열리는 장소에 가보니, 가운데 공간을
중심으로 바깥쪽으로 원을 이루듯이 돗자리와
그늘막, 그리고 어떤 집은 꽤 큰 텐트까지 동원해서
자리를 맡아서 벌써부터 음식을 먹으면서
운동회가 시작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기야 여기!!."
"어?. 어. 어? 오랜만입니다."
아내가 저를 부르는 곳을 보니, 이 형님의 와이프인
딸아이의 친구 OO의 엄마가 저희 일행과 같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늘막 텐트를 펴지 못해 그것만 펼 자리를
다행히도 잡아서 있더군요.
같이 오신 장모님도 있으니, 우선 앉아계실
그늘막을 먼저 설치하고, 아까 못 나눈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딸아이의 친구인 OO의 엄마는 저희 아내보다
4살이 더 많아서 친하게 언니, 동생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행히 먼저 와서 자리를 잡아놓았던 겁니다.
"잘 지내셨죠?. 오랜만입니다.
저희 자리도 잡아주셨다고...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조금 일찍 온 것뿐인데요. 뭘.
옆자리에 계시니 저희도 좋고요."
"네. 나중에 식사라도 한번 하시죠."
"아니에요. 우선 좀 앉으세요."
저희는 장모님이 불편하지 않으시게 그늘막과
캠핑의자를 펴놓고, 음식과 음료수 등을
서로 나누면서 그렇게 운동회가 시작하길
기다리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중앙 단상에서 누군가 마이크를 잡고
방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 OO 유치원 운동회에 오신 학부모님과
원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OO이고요. 많은 협조와
날씨만큼 좋은 운동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수 한번 주세요!"
유치원에서는 운동회를 진행할
별도의 진행자를 섭외를 한 모양이었습니다.
말투와 말을 들어보니, 꽤나 재밌는 사람 같아서
저희도 그렇게 운동회를
기분 좋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단체 율동 및 재롱잔치,
아이들의 박 터뜨리기,
아이들의 실에 달린 과자 먹기 등
여러 운동회 행사들이 이루어지고,
점심시간이 되어 다들 1시간가량은
준비해온 기브 밤을 비롯한 음식과,
다과를 하면서 그렇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한강 풍경도
오랜만에 봐서 저 또한
기분이 좋았습니다.
"형님은 몸이 좀 더 좋아진 거 같습니다.
근육도 좀 붙으신 거 같고. 운동하세요?"
"응? 그래 보여?. 응 요즘 새벽마다 일어나서
운동한지 6개월 정도 된 거 같아. 헬스장.
얼마 안 되었는데, 알아주니 고맙구먼.
역시 동생.ㅋ"
"확실히 좋아 보이세요. 작년보다. 대단하시네요."
"동생은 운동 안 해? 이제 천천히 해야 돼.
새벽이든 저녁이든 할 수 있으면 해봐."
"네. 형님."
사실 전 결혼 전까지는
운동을 상당히 많이 했습니다.
전에 포스팅에도 나와있는 태권도는 7년을 했고,
유도 1년, 합기도 1년, 검도 1년도 해서 사실
몸으로 하는 건 제법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결혼 후 회사일로 수년째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어서, 운동은
사실 거의 못하고 있었습니다.
" 여기 시간표와 일정 보니까...
학부모 이어달리기가 마지막에 있는데...
동생! 나랑 나가자고.
오래간만에 뛰어보자고. 어때?"
"아이. 형님. 숨차본 게 기억도 안 납니다.
다리가 맘대로 안 움 질 일 거예요. 다음에 할게요."
"에이 그러지 말고, 여기 조그만 원 한 바퀴 도는 건데
뭐가 힘들어. 그러지 말고 우리 둘이 아이들 반에
참석자로 신청해놓자고. 알았지?"
"O 서방. 한번 뛰고 와. 얘도 좋아하지 그럼."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계신 장모님도 한술
거드시는 바람에 얼떨결에 저도
학부모 이어달리기에
참석자 명단을 그 형님과 함께
올리게 되었습니다.
순번은 그냥 임의로 정해졌는데,
제 순서는 마지막에서 2번째인 4번째 주자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오후 일정이 다시 시작되고,
아이들의 뛰는 모습과
땀을 흘리면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고, 딸아이의 모습에
한없이 아빠 미소 날리면서
그렇게 아이의 운동회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자!. 이제 오늘 OO 유치원 운동회의 마지막을
장식할 학부모 이어달리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참석자 명단 작성하신 각 팀 5명씩
이곳 단상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마침내 학부모 이어달리기가 시작되었고,
총 3반이 있었는데, 반별로 5명씩 총 15명의
학부모 이어달리기가 시작되려 했습니다.
"자. 나가자고. 동생!.
오래간만에 몸 좀 풀어보자고.ㅎ"
"네.. 형님."
전 맞춤 좀 타이트한 청바지에 운동화는 신었지만,
정말 얼마 만에 뛰어보는 건지도 모른 채 그렇게
앞쪽으로 그 형님과 함께 단상 앞으로 갔습니다.
앞에선 색깔별 상의 조끼를 나누어 주고,
그 형님과 저는 파란색 조끼를 입고 그렇게
달리는 순서대로 줄을 맞춰 서있었습니다.
그 형님이 3번째 주자라서 그 형님이
제게 바통을 주는 순서였습니다.
전 조금 긴장을 한 채,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하고
안 해본 이어달리기를 위해 그래도 안 다치려고
준비운동을 하고, 가볍게 몸을 풀었습니다.
"자! 이제 곧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학부모 이어달리기는
운동회 대망의 마지막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실시간 중계를 할 거고요.
여기 계신 나머지 학부모님께서도
여기 대신해서 나오신 학부모님께 많은 성원과
응원, 그리고 박수 부탁드립니다.
자~1번 주자 앞에 준비되셨나요?. 제가 출발을
알리는 총을 쏘면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준비.... 탕!."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1번으로 뛰는 각반
1번 주자 3명의 학부모는 아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는지, 제법 이를 악물고
뛰기 시작하더군요.
잔디밭 이였기 때문에 코너에서는 속도를 줄여야만
넘어지지 않을 수 있기에 모두들 코너에서는
속도를 줄이면서도 열심히 한 바퀴를 돌아서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전해주었습니다.
"아... OO 반 2번 주자 학부모님!!. 앞서갑니다.
굉장히 빠르네요. 선출 아닐까요. 조회 들어가야
할 듯하네요. 정말 빠릅니다.!!"
저희와 다른 OO 반 2번 주자 학부모 주자가
정말 선수처럼 엄청 빠른 속도와 폼으로 나머지
2명을 거의 반의반을 제치고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 거기에서 오히려 긴장이 풀렸던 거 같습니다.
왜냐면, 그렇게 차이가 나면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이길 확률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뛰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을 그 찰나에 한 거죠.
하지만, 그 예상은 30초도 안되어서 빗겨나갔습니다.
3번 주자였던 이 형님이 마치 발에 스파이크라도
신은 듯이 반바퀴 가까이 차이가 났던 거리를
거의 다 쫓아왔고, 그다음이 바로 제 순서였기에
잠깐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저 형님... 왜 저리 필사적이야...
운동 이야기를 괜히 했나... 완전 탄력받았잖아...'
"동생 받아! 뛰어!!!."
어느새 배턴은 제 손으로 이어졌고, 저는 그래도
과거 운동을 10년 넘게 한 몸인데, 얼마 안 되는
한 바퀴야 별일 있겠나... 싶은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현재 2등인 상태라도 최소 유지하기 위해 뛰었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 주자 바로 전 주자가
출발했습니다. OO 반 아버님이 뛰고 있는데요.
이대로라면 우승은 OO 반이 가져갈 듯한데,
과연 어떻게 될까요?. 모두 응원에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함성도 질러주세요~~~"
사회자의 현재 상황이면 1등은
다른 반이 가져간다는
마치 확정된 듯한 말에 뛰는 도중 갑자기
오기가 생기더군요.
조금 미끄러운 잔비 밭이었고,
듬성 등성 돌도 있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저는 앞에 있는 주자를 한번 따라잡아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사실 처음엔 열심히
뛰는 모습 정도에서만 끝내려 했지만, 이제는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못 따라잡아도 마지막 주자에게 희망은 줘보자.
아니면 따라잡아보자..."
저는 순간 몸에 있는 모든 아우라를 집중해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는 점점 좁혀졌고
1등으로 달리고 있는 주자가 뒤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위에 함성은 좁혀지는 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커졌고, 저도 순간 힘이 나서 더 열심히 뛰었습니다.
근데, 바로 그때였습니다...
마지막 코너를 앞두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아주 약간 속도를 줄이는 순간 제 왼쪽 발 앞쪽에
무언가 둔탁한 부딪침이 느껴졌고, 그다음 바로
오른발이 꼬이면서 저는 마치 슈퍼맨처럼
하늘에 부웅 떠서 땅에 떨어졌는데, 다행히
다음 주자에게 가는 방향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좁혀진 거리는 거의 유지를 한 채 도착했습니다.
슈퍼맨처럼 몸이 하늘에 부웅 뜬 채 저는 땅에
떨어지면서 저도 모르게 유도에 공중회전 낙법을
하면서 굴러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때 주위에 있던 어느 아주머니와 눈이 딱
마주쳤는데, 마치 엄청 신기한 무엇을 보는 듯한
입을 반쯤 벌린 채 눈을 크게 뜨고 저를 쳐다보더군요.
저도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그럴 때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야 했고, 저는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낙법으로 굴러서 일어난 후
바로 그 아주머니와 눈을 마주치고, 바로 뛰어서
이어달리기 마지막 주자에게 바통을 넘겼습니다.
"아... 저 학부모님 도대체 누구시죠... 도대체...
이어달리기하시다가 공중을 날아서 낙법...
낙법을 하시다가 일어나시고... 아... 저 학부모님
오늘 MVP 드려야 하나요?...
마지막 프로그램에서
우리에게 모두 큰 웃음을 주신 저 학부모님에게
커다란 박수 부탁드립니다.
와~ 저도 사회 오래 했지만, 이어달리기에서
날으신 다음 공중에서 돌고, 낙법 하시는 분은
처음 봅니다. 저분 OO 반 학부모님이시죠?
제가 끝나고 사인받으러 가야겠습니다.."
전 사실 사회자가 이런 말을 한 거는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돌부리에 넘어져서 앞으로 꼬꾸라지면
다칠게 뻔하니, 저도 모르게 어릴 적 했던
유도 기술인 공중회전 낙법을
저도 모르게 하게 된 것이었죠.
그리고 바통을 다음 주자에게 주는데,
마지막 주자가 저를 보면서
놀라고 있는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좀 전에 낙법 후 저와 눈이 마주치고 있던
그 아주머니와 표정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저희는 2등으로 이어달리기를 마쳤고,
그 형님은 들어오는 내내 제 몸을 만지면서
어디 다친 곳 없냐고 묻더군요.
전 그때까지만 해도 전 정말 넘어지면 다치니까...
그 생각에 저도 모르게 낙법이 나온 거고, 그게
이렇게 크게 이슈가 된 일인지 모르고, 그냥
다칠 뻔했네... 그래도 열심히 했다... 이런 생각만
가지고 저희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2등 상품을 받았는데... 기억이 안 납니다.
"O 서방..."
"자기야..."
"아빠?... 안 아파?"
장모님과 아내. 그리고 딸아이는 자리로 돌아온
저를 보고,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어?. 어. 안 다쳤어. 돌에 걸렸는데, 앞으로
꼬꾸라지면 다칠 거 같고, 우리가 꼴등할 거 같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한거 같아. 근데 왜?"
어느새 저희 자리 근처에는 다른 학부모님과
유치원 관계자가 왔고, 점점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느낀 저는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그게 이렇게 뭐 대단한 일인가.."
"저기 OO 아버님. 괜찮으신 거죠? 다치신 곳은...
혹시 운동하시나 봐요... 혹시 유도나..."
"예?... 아닙니다. 어릴 적에 잠깐 했지요.
지금은 안 합니다. 그런데 아까 넘어지면서
구른 거 때문에 오신 건가요? 전 괜찮습니다."
"아... 네... 다행입니다..."
몇 명의 사람들이 괜찮냐고 물어보고,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신기한 듯 쳐다보고
아이 엄마인 아내에게 물어보고 있고, 그랬습니다.
유치원 측에서 준비한 일정이 모두 끝나고,
아이들에게 상품 등이 나누어지고, 운동회가 끝나고
준비해온 그늘막과 돗자리, 그리고 의자 등을
치우고, 쓰레기까지 다 정리한 뒤 저희는 그렇게
차로 왔습니다.
주차장에서 출발하기 전에 그 형님이 제게
물었습니다.
"동생. 오늘 완전 인사 되었어!. 근데...
나도 헬스장 말고, 유도나 그런 거 배울까 봐...
오늘 동생 보니까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
운동 안 한다고 하더니...
암튼 오늘 즐거웠어!. 담에 만나서 술 한잔해!"
"네. 형님. 형님 덕분에 오늘 오랜만에 뛰어도 보고,
암튼 감사합니다. 자리도 맡아주시고.
감사합니다. 다음에 전화드릴게요.
그때 식사나 술 한잔하시죠.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저희는 집으로 오기 위해
차를 몰았습니다.
"O 서방... 아픈 곳 없지?... 근데 내가 자네 그 모습
보면 웃긴데, 웃으면 안 될 거 같고 그래...
아픈 데는 없는 거지?"
"예? 웃기셨어요?.ㅎㅎ 괜찮습니다. 어머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자기가 아까 공중에서 날아서 한 바퀴 돌고
일어서서 본 아줌마 있지?"
"어?... 어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좀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 아줌마는 있었던 거 같아.. 왜?"
"그 아줌마가 나랑 친한 나랑 동갑내기인데..."
"응? 어. 그런데 왜..."
"동춘서커스 보는 줄 알았대.ㅋㅋ 눈앞에서...
더군다나 벌떡 일어서더니 바로 코앞에서 자기를
쳐다보고 있길래 너무 놀라서 죽는 줄 알았대.ㅋㅋ"
"...."
"우리 아빠가 오늘 최고 인기!"
"그래 오늘 O 서방이 오늘 운동회 최고 인기다.ㅎㅎ"
"다른 애들 엄마한테 좀 창피하긴 한데,
10년이 더 지나도, 한강공원 운동회 때 공중을 날아서
한 바퀴 구른 사람... 하면 다 알 거 같아.ㅋㅋ. 짱!!"
저만 빼고 왠지 다 신이 났습니다.
전 그냥 저도 모르게 낙법을 한 건데...
암튼 딸아이 운동회 추억하면 무조건 이게 1번이라고
아내는 신나서 장모님과 딸아이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네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못 찍은 게 너무 아쉽다며...
너무 놀라서 찍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마디 더 하네요...
10여 년이 지난 아이의 운동회 추억입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건 제가 아니라 저를 뺀
나머지 그 자리에 있었던 분들이겠네요.ㅎ
'그렇게 웃겼나... 난 다칠까 봐 그런 건데...'
그렇게 보면 어릴 적부터 운동을 시켜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네요. 저도 모르게 나온
그 행동이 저를 다치게 안 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도 주었으니깐요.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암튼 저는 그날 유치원 운동회
최고의 인 싸였습니다.
다들 이런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계시죠?
넘어져서 날아서 한바퀴 돌고, 다시 돌아서
낙법해서 일어난 후 다시 달린 추억은 빼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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