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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중년부부일상-아내말은 왜 다 맞을까요?

by 40대 아재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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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저희는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쯤은 야외든

조금 멀리든 나들이나 또는 여행을 다니려고

노력을 하고 다니는 편입니다.

여행이라는 게 대단한 게 아니고,

1~2시간 거리에 바다를 보고 오기도 하고,

서울을 조금 벗어나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커피나 음료 한 잔 먹고 오는 게

전부이지만, 가끔 1박2일로 가는 길에 생기는

일에 대해 포스팅을 하려 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살림을 다 가져가는 거 같은데... 자기야..."

"나 신경 쓰지 말고 곧 나갈 거니깐, 자기는

이거 하고, 저거하고, 그리고 이거 우선 차에

넣어놓고 차에 있어. 알지도 못하면서..."

 

여행 준비에 예민하죠...

 

 

오늘은 오래간만에 1박2일로 강원도로

바람을 쐬러 가는 길입니다.

힘겹게 주말 예약을 하고, 가까운 근교 나들이가

아닌 조금 멀리 가는 길이기 때문에

길이 막히는 것도 그렇고 해서 저희는 보통

강원도 여행을 갈 때에는 항상 아침 6시~7시 사이에

출발을 합니다. 사실 그래도 밀릴 때가 있습니다.

 

참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삼척 쏠비치입니다.

 

그런데, 저희 아내는 사실 1박2일로

여행을 가는 날 저녁부터 무언가 상당히 바빠집니다.

전 단순히 속옷과 갈아입을 옷, 그리고 세면도구나

충전기 정도 생각을 하면 작은 가방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아내는 다릅니다.

 

2~3일 전부터 노트에 가지고 갈 물건들을

하나씩 메모를 합니다.

한 번은 제가 메모한 노트를 보니, 제가 잘 모르는

미용기구부터 물 몇 통까지 전부 메모를 해놓고

하나씩 준비된 것은 동그라미를 쳐놨더군요.

 

조금 피곤하겠다...라는 생각도 했지만,

제가 말린다고 안 할 사람도 아니고, 그리고

제가 뭐라 하면 잔소리라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

그냥 저는 그러느니 하면서

이젠 내버려 두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여름에는 그나마 옷이 가볍고, 부피가 적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겨울에 가는 여행은

제 차가 이렇게 작았나... 차를 바꿔야 하나...

할 정도로 무언가 상당히 꽉 채운 채 여행을

가게 됩니다.

트렁크에는 커다란 여행 캐리어 1개와

작은 캐리어 1개가 들어가면,

제가 항상 어느 정도 가지고 다니는

캠핑 용품은 빼놓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을 합니다.

 

몇 년 후 아이가 면허를 따면 주기 위해 지금

차를 바꾸는 것은 아내와 딸아이에게 이야기가

다 된 일이라 지금 차를 바꾸는 것은 타이밍상

맞지 않아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새 차를 사서 지금까지 잘 타고 있는 지금 차를

아내와 아이도 좋아하기 때문에 바꿀 수도 없지요.

 

"트렁크에 있는 짐은 좀 집으로 가지고 와야 할 듯..."

"그니까 좀 그만 좀 사세요. 트렁크가 아주 꽉 찼어."

 

짐을 너무 많이 챙기는 것 같아서 트렁크에 있는

짐까지 빼야 하니, 조금만 챙겨라...라는 제 의도가

오히려 캠핑 용품으로 한때 플렉스 한 저에게

잔소리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트렁크에 있는

일부 캠핑 용품을 집으로 가져오고, 여행에 필요한

짐들을 트렁크에 넣었습니다.

 

 

이건 어때? 비꼬는 거 아니야...

 

"아니... 옷을 다 넣은 게 아니었어... 무슨...

그럴 거면 차라리 장롱을 실을까..."

"시끄러워.. 다 이유가 있어. 이건 앞자리에

놔두면 돼. 조수석에."

"먹을 거 하고, 음료수, 그리고 자기 손가방이

조수석에 있어서 놓기 그래. 그냥 놓고 와요

너무 많지 않아?"

"아냐아냐. 그럼 손가방은 내가 뒷자리에

놓을게. 앞에다 놓자."

 

뒷자리도 이미 무언가로 꽉 찬 상태인데

아내는 가져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조금만 더 놓으면 조수석 사이드미러가

안 보일 지경이네요. 하...

겨울여행 중 1박 이상으로 갈 때에는

항상 그렇습니다.

 

 

차가 좀 작아진듯해요. 자기야...

 

"출발한다. 안전벨트 모두 잘 매고."

"어. 출발~.. 잠깐만 안전벨트 꽂는 곳이 안 보여..."

 

짐으로 인해 가려져 있던 안전벨트를 찾아서

안전벨트를 다 하고 난 후에야 저희는 출발했습니다.

오랜만에 강원도 여행을 가는 것도 그렇고,

코로나로 인해 그전에는 종종 갔던 강원도 여행을

오랜만에 가는 길이었죠.

 

목적지는 삼척이었는데요. 그래도 조금 서둘러서

그런지 그렇게 차는 많이 밀리지 않아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잠깐 들르기로 하고, 저희는

주차 후에 휴게소로 들어갔습니다.

 

실내에서 취식하기는 어려울 듯해서 포장을 해서

차에 들어와서 먹기로 하고, 화장실을 들른 후

저희는 푸드코트에서 먹을 음식을 포장해서

차에서 먹기로 하고 차로 돌아왔습니다.

 

"이거... 먹을 수 있겠어... 놓을 때가 없어..."

"그냥 각자 들고 안 흘리게 잘 먹어.

서로 주려고 하지 말고, 자기 건 그냥 안 흘리게

먹어. 알았지?"

 

이미 여행 준비로 인해 꽉 찬 차 안에서 저희는

두꺼운 옷까지 입은 상태라 둔한 몸짓으로

포장해온 음식을 먹었습니다.

 

"아니... 이거... 왜 패딩을 두 개나 더 가지고 온 거야?

지금 입고 있는 거까지 하면 3개 다 가지고 온 거야?"

 

그제야 조수석에 겹겹이 쌓인 옷 중 패딩이

2개가 더 있는 걸 보고 제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응. 애 거는 캐리어에 있고, 그건 내 거."

"왜?... 지금 입고 있잖아."

"그게 다... 으아악... 케첩 흘렸잖아..."

 

 

참 선명하죠?

 

그때 아내가 먹고 있는 음식에서 케첩이 떨어져서

하얀색 패딩 앞쪽에 그만 묻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걸 급하게 닦는다고, 2차로 허벅지 부분에

또다시 케첩 투척...

아내는 급하게 물티슈와 화장지로 닦았지만,

이미 그 자국은 세탁소에 맡겨야 되는 상황이었죠.

 

"잠깐 기다려. 어쩔 수 없네. 트렁크에서 뭐 좀

빼야 되는데, 같이 좀 나가자 자기야."

 

아내는 트렁크에서 뭔가를 빼야 한다며

저를 데리고 차 밖으로 나와서 트렁크를 열고

꽉 찬 트렁크 안에서 다행히 앞쪽에 있는 캐리어에서

무언가를 빼더니 다시 앉았던 뒷좌석 문을 열고

입고 있던 패딩을 벗었습니다.

트렁크에 있던 캐리어에서 뺀 것은 다름 아닌

압축 비닐!... 며칠 전 하나밖에 안 남았다고

사러 가야 한다고 했다가 결국 잊어버리고 못 사고,

집에 있던 1개만 가지고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여행을 가는데, 왜 압축 비닐이 필요한지

물어봤지만, 대답을 안한 아내에게 또 묻지는

않았습니다.

 

"이 비닐 벌려봐 자기야. 내가 이거 접어서 넣을게."

"근데... 이거 이럴 줄 알고 가지고 온 거야?"

"어?. 그럼. 당연하지, 부피도 줄고 좋잖아.

이거 손으로 바람만 빼면 되는 압축 비닐이야.

다 생각이 있어서 가지고 온 거야."

 

이런 압축팩(비닐) 이였습니다. 여행 갈 때 가지고 다니나...

 

아내는 마치 패딩에 케첩을 흘린 것을 계획에

있었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비닐에

입고 있던 패딩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뒷좌석 시트에서 눌러가면서 공기를 빼니

제법 부피도 줄어들고 꽤 요긴하긴 했습니다.

 

"이건 트렁크 안쪽에 넣어놔. 나중에 또 혹시

다른 옷도 여기에 다시 넣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앞쪽에 있는 하얀색 패딩 좀 줄래?

오늘은 사진 많이 찍어야 하니깐 하얀색이 나아."

"차라리 조수석에 있는 많은 옷들을 이 압축 비닐에

넣어서 오면 되는 거 아냐? 그게 더..."

"어?... 아냐 아냐. 암튼 얼른 출발해 이제."

 

꽤나 살벌한 눈빛..

 

제 말을 듣고 흠칫하며, 아내는 앞에 더 가져온

패딩 중 하나를 입고 서둘러 가자고 제게

말을 했습니다. 덕분에 조수석 사이드미러가

좀 더 잘 보이게 되었네요.

 

저희는 가는 길에 항상 들르던 양양 해수욕장을

먼저 들른 후에 사진을 찍고, 점심이 조금 지나서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속초 중앙시장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목적지와 반대인 속초 쪽으로 올라갔지만,

숙소에서 먹을 음식과 저희 가족이 좋아하는

닭강정을 사기 위해 속초로 먼저 향했습니다.

 

 

저희가 항상 사 먹는 닭강정 가게에서 구입한 닭강정...츄릅...

 

여전히 붐비는 속초 중앙시장에서 저희는

우선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유명한 해물라면집을

찾아서 점심을 해결하고, 항상 속초에 오면 들르는

닭강정 집을 가서 닭강정을 산 후에 이것저것

구경과 음식을 산후에 다시 목적지인 삼척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해가 짧은 겨울이라 어느덧 조금씩 해가 지고

목적지인 삼척에 도착 후 숙소에 들르기 전에

주변 해수욕장에 들려서 사진을 찍고,

추운 날씨에 제법 바람도 조금 불어서 저희는

숙소로 향했습니다.

차를 타려고 문을 열고 차에 타려는 순간!...

손가락이 문틈 어딘가에 부딪치며 손톱 끝부분이

일어났습니다. 빨갛게 조금씩 부으면서 일어난

손톱을 잘라내려 손으로 당기려는데...

 

"잠깐만!!. 그걸 손으로 당기면 아파서 못해.

그리고 손으로 하면 안 돼!. 앞자리에 내 손가방 줘봐."

"어? 왜?..."

"줘봐요. 우선."

 

아내에게 골프 보스턴백처럼 생긴 아내의 가방을

건네주니, 아내가 거기서 무언가를 찾아서

비닐을 빼더니 그곳에서 손톱깎이를 꺼내서

저에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자~. 이걸로 해."

"어? 손톱깎이를 가져온 거야? 와. 대박!"

"이게 다~~이유가 있다. 암튼 그걸로 잘라내요.

피는 안 나지?"

"응. 짧게 잘라만 내면 될 듯한데... 잠깐만.. 아야..."

"왜? 아파?"

 

고맙습니다. 꾸벅.

 

전 너무 짧게 잘라내는 바람에 그 부분에 피가 좀

나기 시작했습니다.

 

"피나네... 잠깐만..."

 

아내는 또 그 가방에서 무언가를 뒤적거리더니

후시딘과 반창고를 꺼내서 제게 주더군요.

반창고도 방수 밴드부터 참 종류별로 챙겨서 말입니다.

 

"원래 약도 가지고 다녔어?"

"그럼~쓸 일이 없어서 안 꺼내니 자기가 몰라서 그렇지.

다 이게 이유가 있는 거야. 암튼 괜찮아?"

"어. 방수 좋네. 숙소가서 씻어도 괜찮겠네."

 

아내의 철저한 준비가 있어서 저는 그렇게 아픈

손가락에 약도 바르고, 밴드도 붙인 후

숙소로 향했습니다.

그때 뒷자리에서 잠깐 졸고 있는 아내를 룸미러로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짐이 많다고, 또는 왜 이리 늦장이냐고 한마디씩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네... 이제 그런 말은

안 해야겠네..."

 

이렇게 생겼으면 얼마나 좋... 아빠 미소죠.

 

그렇게 어느덧 숙소에 도착하고, 제법 추운 날씨와

바닷가의 바람으로 따뜻한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왠지 몸이 추우욱 늘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샤워를 하고, 숙소 창문으로 어두워져서 잘 보이진

않지만, 멀리 떠 있는 고깃배들의 불빛을 보면서

낮에 속초 시장에서 사 온 음식들을 먹으면서

그렇게 여행 첫날을 보냈습니다.

 

"자기야. 오늘 집에 갈 때 엄마가 집에 좀 들르라고

전화 왔는데?. 뭘 좀 음식 하셨나 봐."

 

새벽에 해가 뜨는 것을 본다고 잠을 설치다가

옆에서 전화를 하는 소리에 잠을 깬 저에게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그럼 들리면 되지..."

 

저희는 조금 늦은 아침 겸 점심을 숙소 안에 있는

음식점에서 포장을 해서 숙소에서 간단히 먹고

오늘 일정을 위해 숙소를 나섰습니다.

숙소 안에도 사진을 찍을만한 곳이 많았는데,

한참을 그렇게 사진도 찍고, 여행을 즐겼습니다.

 

오후 5시쯤 되었을 때 저희는 다시

집으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올랐습니다.

짧기도 하고, 날씨는 좋았지만,

추운 날씨로 인해 피곤했는지,

아내와 아이는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고, 저는 조금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저녁 9시가 가까이 돼서야 저희는 장모님댁에

도착을 했고, 장모님께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약밥과 제가 좋아하는 어묵볶음을 하셔서

저희에게 주셨습니다.

저희도 삼척과 속초에서 사 온 건어물과

음식들을 장모님께 드리고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집에 돌아와서 평상시와는

다르게 여행 다녀온 짐들을 정리하고 도와주는

제 모습에 아내가 물었습니다.

 

"왜 그래?... 내버려 둬. 내가 정리하고 못한 거는

내일 저녁에 해도 되니깐. 자긴 얼른 쉬어."

"아니. 내가 정리 도와주면 빨리 끝나잖아.

그래야 자기도 빨리 쉬고. 그냥 도와줄게."

 

아내는 평상시에 본인이 한다고 해서 보통은

아내가 여행 갔다 온 정리를 다 하곤 했습니다.

도와준다고 해도, 자기가 해야 오히려 빠르고

손이 두 번 안 간다고 하면서요.

그런데 오늘은 그렇게 반대를 하지 않네요.

 

여행을 갈 때 아마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분께서도

짐을 많이 챙기거나, 그로 인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또는 그로 인해 부부 싸움도 하는 경우까지 생기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저희도 사실 아주 가끔 그랬으니깐요.

 

그런데요.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오늘 전 분명히 알았습니다.

아내도 여행 갈 때 예를 들어 집에서 쓰는

청소기를 가져간다는 등의 말도 안 되는 물건을

챙겨서 가지는 않습니다.

이번 저희 여행처럼 압축 비닐(이건 아직도 아내의

큰 그림에서 나온 준비물인지 아직도 모름입니다.)

이나, 손톱깎이, 약, 밴드 등 남자들은 잘 챙기지 않는

그런 여행용품들을 챙기는 것에 대한 조금은

번거롭고 짜증이 났던 그 마음은

이제 갖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아내가 여행 갈 때 무언가를 챙기더라도

또는 여행 갈 때 짐이 많더라도

아무 말 하지 마세요.

다~큰 그림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나와 가족을 챙기는 건 옆에 계신

옆 지기님 분이니깐요.

 

차가 꽉 차서 힘이 들었는데,

이젠 짐이 많다면

차를 바꿔야겠네요.ㅋㅋㅋ

아내에게 참 고마운 여행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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