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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권력가의 마루-나이팅게일 마루

by 40대 아재 2023.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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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나라인 일본에는 사람이 다니는 마루에

시끄러운 소리를 억지로 만든 이해가 안 되는

마루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어째서 소리가 시끄러운 마루를 만들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입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교토에 있는 도쿠가와 가문의 니조성

 

현재 일본 쿄토부 남부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603년에 건립한 '니조성'이 있습니다.

직전 일본을 통치하던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뒤를 이어 일본을 통치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쇼군 시대 권위의 상징으로 알려진 곳이죠.

당시 일본 황제로부터 쇼군 직위를 받은 후에

공식 거처로 사용되었던 일본의 성입니다.

이후 도쿠가와 가문 대대로 사용하던 곳이죠.

 

이곳에는 평범하지 않은 마루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마루의 이름은 '나이팅게일 마루'라고도 하고,

'우구이수 바리'라고도 부르는 마룻바닥입니다.

나이팅게일 마루라고 말하는 이유는 사람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우리에겐 밤꾀꼬리로 불리기도 하는 굉장히

새 중에서 엄청 옥타브가 높고 성량이 풍부한

참새목에 해당하는 새 이름이 나이팅게일 이죠.

이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름이

나이팅게일 마루라고 불립니다.

 

나이팅게일 새 모습

 

그럼 이 나이팅게일 마루는 왜 소리가 나게

만든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 의견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사람이 이곳을 다닐 때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한 용도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살던 그 당시 시대는

혼란한 일본 상황을 정리하기는 했지만,

권력을 위한 서로의 다툼등으로 권력가의

암살을 모의하고 실행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일본의 '닌자'나 암살자도

이 마루를 지나야 만 깊숙히 있는 권력가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 마루를

밟고 지나야만 했던 이유로,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용도로 소리가 나는 마루를 만들어

적의 침입이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이 소리를 통해 알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니조성에 있는 나이팅게일 마루 모습

 

나이팅게일 마루는 사람이 밟으면

나무판 밑의 못들이 움직이면서 특유의

소리를 내게 설계가 되었는데요.

지금으로 따지면 첨단 보안시스템과 같은

보이지 않는 CCTV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죠.

 

나이팅게일 마루(우구이수 바리) 내부 설계모습
실제 마루 아랫부분 소리가 나도록 못을 설치한 모습

 

나이팅게일 마루는 한국에도 존재합니다.

일본 식민지 시절 일본식으로 지어진 건물에는

지금도 우구이스 바리로 불리는 마루가

현재에도 사용이 되는 건물이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소리가 나는 마루를 만든 것은

일본의 '막부문화'에서 나오는 사무라이의

남은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데요.

일본의 메이지 유신 직전인 12세기 후반부터

이렇게 소리가 나는 마루를 만들어서

권력자가 암살자가 침입하는 것을 사전에 알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면서 이 마루는

19세기 중후반까지 일본에서도 사용이 되었죠.

 

사실 원리는 그리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발로 밟는 상판과 받침목을 철재 꺽쇠로 연결 후

누군가 마루를 밟으면 상하운동에 의해서

받침목에 연결된 철재 꺽쇠가 움직이게 되는데,

꺽쇠 끝부분이 받침목 구멍에 박아놓은 못과

마찰을 하면서 나이팅게일 새가 우는 소리와 

비슷한 경쾌한 삐걱거림이 발생을 하는 것이죠.

참고로 일본에서는 이 소리를 내는 마루인

나이팅게일 마루 또는 우구이수 바리 마루를

예전 방식으로 만들어 예전 그대로 소리를 내는

기술이 사라져서 실제로 재현하는 것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나이팅게일 마루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권력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시스템으로

당시에는 상당히 뛰어난 시스템이었습니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나오신 세대는

당시 학교 교실바닥과 마룻바닥에 왁스를

원 없이 많이 바르고 닦던 기억이 분명히

있으실 겁니다.

당시 국민학교는 바닥이 모두 나무로 만들어

마치 오늘 소개해드린 나이팅게일 마루처럼

밟으면 찌그덕찌그덕 소리가 나곤 했죠.

설계나 의도는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입니다.

 

국민학교 시절 양초와 왁스로 바르던 교실 바닥

 

설계부터 시끄럽게 만든 마루인 나이팅게일,

또는 우구이스 바리 마루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집에 있는 양초를 가져오거나,

학교 앞 문방구에서 왁스를 사서 선생님 지도하에

마루와 교실바닥에서 왁스를 먹이고 닦던 시절이

유난히 더 많이 생각이 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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