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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길거리 헌팅 과대형님 대학시절 애인

by 40대 아재 202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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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대학시절 5멤버 이야기 중

기존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을 했었던 이야기를

포스팅하려 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어제보다 더 추운 거 같네요."

"그러게... 마음도 추운데, 날씨까지... 에이!.."

 

춥다고욧!!!

 

총학생형님과 과대형님 그리고 저와 해병대 친구가

겨울방학 때 지겨운 나머지 집에 들 있는데,

과대형님의 집합 명령에 해병대 친구가

도를 아십니까?를 당한 대학로에 다시 모였습니다.

그날은 미소(미친소주)형님만 집안에 일이 있어서

못 나오고 4명이 간만에(일주일 정도 된 거 같습니다.)

단골집에서 술이나 한잔하자고 해서

오후 조금 늦은 시간에 나온 것이었습니다.

 

"오늘 그냥 막걸리집 가시죠? 미소 형님도

오늘은 없는데, 배도 고프고..."

"그러자. 형님 단골집 가시죠. 배도 출출하고,

그리고 오늘은 미소도 없으니깐 소주 먹자는 말도

할 사람 없고요. 괜찮으시죠?"

"응. 춥다. 나이 먹으니까 더 추워지는 거 같아.

얼른 가자. 나도 출출해."

(그 단골집 상호가 단골집입니다.)

 

 

저번에도 나왔던 그 집 그 메뉴입니다. 생각나네...

 

총학생회장 형님은 형수님의 호출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이려 하셨고, 날씨도 영하로 떨어지고,

며칠 전 내린 눈에 길도 제법 미끄러워서

저희는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저희는 단골집에 도착을 해서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

항상 같은 메뉴인 막걸리와 연탄 고기를 시키고

그렇게 몸을 녹이고 있었습니다.

막걸리 주전자는 워낙 단골집이라 저희가 가져와서

안주가 나오기 전부터 기본 안주인 당근과 오이로

한 잔씩 마시고, 메인 안주인 연탄 고기가 나오자

배도 고팠었고, 오랜만에 만나서 얼마 전에

있었던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형님은 크리스마스 때 뭐 하셨습니까?

형수님하고, 아들하고 어디 놀러라도 가셨어요?"

"어? 아니... 싸웠어. 그날.... 야. 한잔 더 줘."

"예? 왜요? 왜 싸워요. 크리스마스에?"

"어. 전날 아는 선배들하고 술 먹고 다음날 들어갔어.

집 현관문 고리를 걸어놨더라. 그래서 다시 닫고

화 풀리면 들어가려다 잡혔어..."

"형님 선배들이라면 전에 학교 오시기 전 다니던

그 회사 사람들이요?"

"어. 마침 이브날 오후에 전화가 왔더라고,

몇 명 모였는데, 잠깐 나와서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고 해서 나갔는데... 완전 꽐라됐어.

선배들이니 술값 걱정도 없겠다... 먹다 보니.."

 

 

살아남으신 게 다행입니다. 형님.

 

"그래도 그렇죠 형님. 이브날 형수님하고 아들이

많이 서운하셨겠네요. 그건 형님이 잘못했네요."

"어. 그러긴 한데... 한 달 용돈 안 준대... 그리고

당분간 외출금지였는데, 너희들 만난다니까

그나마 보내준 거야...에 유... 내가 왜 이리..."

 

총학생회장 형님은 결혼을 해서 아이도 있고,

조금 늦은 나이에 학교에 들어와서 같은 과 같은 반

형님인데, 총학생회장 선거에 나가서

저희의 지원으로

압도적으로 당선된 형님이었죠.

 

 
무조건 당선입니다.

 

"과 대형님은요?. 집에 계셨어요?"

"어. 누나 조카하고 놀았다. 하... 술 따라라..."

"해병대 너는?"

"어. 나는 교회 갔어."

"어!? 니가 교회를 왜... 아... 맞다.. 그랬지..."

 

해병대 친구는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겼는데,

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얼마 전부터 교회를 나간다고

저희에게 말한 적이 있던걸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도 말을 한마디도 못하고 있는

일방적이고, 너무나도 일방적인 짝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불쌍한 놈... 여자 앞에서는 벙어리입니다.

그 도를 아십니까부터 압도적으로 엽기적인

이 해병대 친구가 말입니다... 참...

 

그렇게 막걸리 한 잔 한 잔을 맛있는 안주와 함께

마시다 보니 어느덧 막걸리 주전자 3통을 비우고,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저희는 노래방에 들렸다가

들어가기로 하고 단골집을 나섰습니다.

 

"과대형님 저번에 차 산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좀 알아봤어요?

 

지난 여름방학도 그랬고, 이번 방학 때에도

차를 산다고 저희들에게 이야기를 했던 과대형님께

해병대 친구가 물어봤습니다.

과대형님 아버지가 모시고 다니는 차가 있는데,

그 차가 고장이 나서 폐차 후 함께 타고 나닐 차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어. 새 차는 좀 그렇고, 중고로 하나 봐뒀는데,

여자친구라도 있으면 바로 사겠는데...

차는 봐뒀고, 아버지에게도 말해놨고, 차야 뭐...

아버지는 거의 안 타시니 사면 내 건데...

곧 사야지 어휴..."

 

본인은 결코 모태솔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 여자친구가 없이 혼자 지내던 과대형님이

여자친구도 없는 자신을 한심하듯 생각하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해병대처럼 짝사랑이라도 하고 싶네~.

야. 해병대 근데 넌 아직도 말도 못 걸어 봤냐?

넌 좀 지킬 박사와 하이드냐?... 여자한테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너 같은 엽기맨도 없는데.

장점도 있네. 돈도 안 들고... 상처받을 일도 없고..."

 

그때였습니다. 술기운이 조금씩 올라와서

이래저래 천천히 노래방으로 걸어가고 있는

저희 앞에서 누군가 저희를 멈춰 세웠습니다.

 

 

니가 누구던 이쁘면 오늘부터 1일이다.

 

"저기요..."

"예?...누구..."

"저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이거 좀 받아주세요."

"예? 누구시죠... 이건 뭐..."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걱정하진 마시고요.

개인적으로 드리는 거니까 가서 보시고..."

 

맨 앞에서 걸어가고 있던 과대형님에게 얼핏봐도

상당한 미인이고,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있어도

무조건 몸매가 좋을 거 같은 아가씨 한 명이

부끄러운 듯이 무언가를 과대형님에게 건넸습니다.

 

"저 그러면... 꼭 부탁드려요... 그럼 이만..."

 

그 아가씨는 부끄러운 듯이 저희를 지나갔고,

그때 조금 진한 향기가 저희의 코를 찔렀습니다.

어리둥절한 채 저희는 걸어가는 그 아가씨의

뒷모습을 한참 보고 있었고, 그 아가씨에게 뭔가를

받은 과대형님은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향기가...향기가...

 

"형님! 뭐야? 누구예요? 그거 뭐예요? 편지 같은데?"

"어? 어... 몰라 나도... 근데 이쁘지 않냐?"

"네! 이쁘던데!. 이거 헌팅 뭐 그런 건가?"

 

저희는 왠지 부럽게 과대형님을 보면서 아까 받은

그 편지 같은 것을 열어보자고 졸랐습니다.

유부남인 총학생회장은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지만,

궁금한지 같이 거들었습니다.

 

"야~~과대 너... 너 같이 생긴 애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나... 와... 성공했네.."

"예? 저를요? 에이... 저 처음 봤어요. 저 아가씨."

"그러니깐 얼른 그 편지 같은 거 보자고요!"

 

저희는 노래방에 가는 것을 취소하고,

근처 커피숍으로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야. 과대 빨리 열어봐... 궁금하네... 술 깨네 이거..."

"형님. 빨리빨리요. 와. 이게 말이 되나?..."

"어... 열어본다."

 

과대형님은 그렇게 빨간색 봉투에

편지지도 빨간 편지를 꺼내서 천천히 열어보면서

천천히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꽤 오래전부터 저 혼자 알고 있었고요...

그쪽은 모르시겠지만, 저는 계속 바라보고 있었..."

 

편지를 조용히 읽던 과대형님은 점점 표정이

밝아졌고, 편지를 다 읽은 과대형님은 주먹을 불끈

쥐며 저희들에게 편지를 읽어보라고 주었습니다.

내용은 그랬습니다.

 

 

기뻐합니다. 과대형님.

 

 

그 아가씨는 같은 학교 다른 과 학생이었는데,

과 대형님을 학교 입학도부터 마음속으로 좋아했고,

고백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 않았고

그리고 항상 주위에 저희가 있어서 어려웠는데,

혼자 있는 모습이 보기가 어려워서 그냥 저희와

같이 있을 때 말하기로 결정을 했고,

그 편지지에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혹시 마음에 있다면 연락을 기다리겠다...

이게 편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저희는 사실 부러우면서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그 편지를 읽고 드디어 과대형님에게 애인이

생기는구나.. 하고 좋아하면서도, 이 양반의 정체를

아는 저희로써는 그 찰나에도 그 아가씨가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형님... 축하드립니다... 진심으로요... 와 대박이네요..

근데 형님. 같이 해물라면은 절대 드시지 마시고요..

또 예전에 말씀하신 여자친구에게 했던 것처럼

절대 하지 마시고요. 아셨죠? 암튼 축하합니다!"

 

저희는 그렇게 과대형님의 갑작스러운 길거리 고백을

받고,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습니다.

며칠 후 과대형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차를 샀다고 구경 올 겸 집으로 오라는 전화였습니다.

저와 해병대 친구는 이번에 네 번째 출연인 티코를

타고 형님 네로 향했습니다.

 

"와!! 세차네요. 형님 중고 산다면서요?"

"야... 여자친구도 이제 생겼는데, 새 차 사야지.

아버지 졸라서 할부로 샀다. 어떠냐? 좋지? ㅋ"

"네. 형님... 와... 역시 새 차가 좋네. 흰색이라

차도 더 커 보이고, 깔끔하네. 와... 좋겠습니다."

 

 

아아아아~~~주 당연히 이차는 아닙니다.

 

저와 해병대는 과대형님의 새 차에 연신 부러움과

감탄을 내뱉으면서 그렇게 한참 차를 구경했죠.

 

"형님. 그나저나 연락했습니까? 저번 그 아가씨.

아니 이제 형수님이라고 불러야 하나?ㅋ"

"어. 연락했는데, 사실 통화는 못했어."

"예? 연락을 했는데 통화를 못하다니요?"

"전화를 하면 일을 하나 봐 아르바이트 인가 봐.

그것 때문인지 전화는 못 받고 대신 나중에

문자로 오더라"

"그럼 지금 한 열흘 지났는데, 통화를 한 번도

못한 거예요?"

"어. 근데 문자로 와. 문자로 이야기 우선하고,

다음 달이나 시간이 좀 된다고 그때 보자고 했어."

 

조금은 말이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는 과대형님에게

저희는 뭔가 이상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 좀 이상하지 않아요? 자기가 먼저 좋다고

편지로 길거리에서 고백하고, 연락처 하고 전화번호

주고 그 이후에는 전화를 안 받고 문자만 한다?

이건 좀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이상해... 그냥 그런가 보지. 됐어. 신경 꺼."

"아니 그래도... 방학 때라 학교에서 그 아가씨를

찾아볼 수도 없고... 참..."

 

 

아무리 생각해도 좀 수상...

 

저와 해병대 친구는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이 되어

그 자리에서 총학생회장 형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 형님! 접니다. 통화 괜찮으세요?"

"어. 빨래 널고 있었어. 어디냐?"

"아. 네 저희 과대형님 차 샀다고 해서 구경 왔습니다.

해병대랑요."

"어? 과대 차 샀어? 이 자식이 왜 나한텐 말 안 해?

바꿔봐~"

"형님 바꿔달라는데요..."

"형님 접니다. 그게 차가 어제 나와서... 네네... 네..

아... 죄송합니다... 제가 한번 넘어갈게요.. 네.."

"저 다시 바꿔주세요. 형님! 저 궁금한 게 있어서요.

형님이 학교 학생들 이름으로 다니는 과 확인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총학생회장인데...

저번에 과대형님한테 고백한 여자요. 네... 네...

네.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네. 형님 전화 주세요."

 

저는 명색이 총학생회장인데,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니, 그 정도는 무슨 과에 다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을까 해서 총학생회장 형님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한참 과대형님 차를 좀 더 보고,

형님네 집으로 들어가서 고구마와 음료를 마시고

있던 중 총학생회장 형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 네. 형님. 접니다. 네... 네?. 진짜요? 그때 분명..

네... 오신다고요? 네... 알겠습니다."

"왜? 형님 오신대? 왜?"

"아... 그게 저번에 형님한테 편지 준 아가씨요...

그 여자 이름으로는 우리 학교에 없다는데요...

비슷한 이름까지도 확인했는데, 없대요. 그래서

총학생회장 형님이 이리로 차도 볼 겸 오신대요."

"뭐? 이름이 없다고? 그럼 다른 학교인가?

아니... 분명 우리 학교라고 했잖아... 뭐야..."

 

1시간이 좀 안되어서 총학생회장형님이 오고,

저희 네 명은 과대형님 방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맞나 보네... 소문만 들었는데..."

"뭐가요. 형님? 그거라니... 뭐가 소문이에요?"

 

과대형님은 총학생회장 형님에게 물었습니다.

총학생회장 형님은 조금은 심각한 표정으로 저희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오면서도 뭐가 좀 이상해서 여기저기 전화를 좀

해보고 왔는데... 총 학생 연합회에 각 학교 회장들한테

연락을 했는데, 그런 일이 몇몇 학교에서 있었더라고."

"무슨 일..."

"어. 잘 들어봐. 나도 그날 그 여자가 너한테 편지 줄 때

있었잖아. 그 상황을 봤고... 그걸 다른 학교

회장들에게 물어봤지. 그 상황을 이야기하고..."

"네... 그랬더니요?"

"어. 그게 실제로 비슷한 사례로 피해를 본 학생이

2군데 학교에서 있었더라고. 추가로 나오면

자기들도 학교 차원에서 공지를 한다고 하더라고."

"아니 도대체 무슨 피해자이고... 무슨..."

 

과대형님은 상당히 집중해서 듣고 있었고,

처음 듣는 총학생회장형님의 말에 저희는 귀를

쫑긋 세워 같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꽃뱀이야. 꽃뱀... 순진한 학생들에게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 만나서 돈 빼먹고,

어떤 학생 하나는 대출까지 받아서 빚까지 생겼대.

그거 아닌가 싶다... 과대 너 혹시 그 여자 만났냐?"

"아니요. 아직 저는 만나지는 않았고, 다만 문자로..."

"문자로 뭐?."

"네. 문자로 자기가 가정이 좀 어려워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서 전화도 못 받고, 전화를 받으려면

아르바이트를 안 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하면서 문자로 온건 있습니다."

"맞네... 맞아..."

"뭐가요?"

"그것들 수작 중에 하나가 그렇게 연락처를 주고

받은 사람을 바로 안 만나주고, 애간장을 태운대...

억지로 안 만나주고... 그리고 통화는 그 학생이

자기에게 확실히 어느 정도 넘어왔다 생각을 하면

만난다는 거야. 섣불리 처음부터 만났다가

걸릴 수도 있으니까... 야. 과대 너 그 여자 조심해라."

"아니... 그래도 만나서 이야기라도 해봐야..."

 

 

몇 년 만에 여친인데...

 

과대형님은 미련을 아직 못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잠깐 일어나더니 책상 옆쪽에서 포장상자

하나를 꺼내오더군요.

 

"이거. 겨울 스웨터인데요... 대충 옷 가게 여직원

몸 사이즈와 비슷한 거 같아서 만나서 선물 주려고

사놨는데..."

"형님. 형님은 여자에게 너무 잘해서 문제라니깐요.

헤어진 여자친구도 형님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헤어졌잖아요. 아... 이거 내가 속상하네.."

 

저희는 좀 더 그 사기꾼 이야기를 좀 더 하고,

그렇게 과대형님집을 나섰습니다.

난생처음 길거리 고백과 몇 년 만에 생길 뻔한 여자친구

그리고 설렘에 과대형님 아버지에게 말해서

중고차를 사려다 새 차를 사고, 만나면 주려고 했던

스웨터까지...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나고 과대형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목소리가 생각보다 꽤 밝았습니다.

기분이 우울할까 봐 며칠 전화도 억지로 안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목소리가 밝았습니다.

 

"야!. 넘어와. 밥이나 먹자. 할 말도 있고,

해병대랑 같이 넘어와.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예?. 아 예... 그건 그렇고 형님 괜찮으신 거죠?"

"어? 그럼. 사기 안 당한 게 어디냐. 얼른 와라."

"네. 형님."

 

저는 해병대를 가는 길에 태워서 과대형님댁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근데, 형님댁 앞에 있어야 할 저번에 새로 산 차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내려서 형님댁 벨을 눌렀습니다.

 

"딩동~~~딩동~~~형님 저희 왔습니다."

"어. 들어와."

 

문이 열리고 저희는 형님댁으로 가서 형님을 보니

표정이 꽤 좋은 과대형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형님. 뭐 기분 좋은 일 있으세요?. 아참 그리고

밖에 차 없던데? 형님 아버지께서 타고 나가셨어요?"

"어? 차 아버지가 타고 나가셨어. 신나셨어. 요즘."

"예? 왜요. 원래 차 잘 운전 안 하신다고..."

"어. 우선 들어와. 중국집 괜찮지? 시킨다.

짜장?짬뽕?."

 

 

기분 좋은 이유가 뭡니까...

 

과대형님은 중국집에서 음식을 시키고,

작은 집 마당에서 저희를 쳐다보면서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 애인 생기신 거 같다."

"예?. 진짜요? 오... 축하합니다. 형님."

"어. 그래서 오늘도 그분 만나러 가신 거야. 차 타고."

 

사실 그랬습니다. 저번 포스팅에 잠깐 언급했지만,

과대형님은 형님의 아버지와 시집을 간 누나 이렇게

3명이 가족이었는데, 과대형님의 어머니는

아주 어릴 적에 헤어진 이후 전혀 기억이 없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과대형님도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다만, 새엄마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말은 종종 했었습니다.

 

 

저희는 축하의 박수를!!!

 

표면적으로는 과대형님 아버지 식사 차려드리는 게

이제는 지겹고(?), 청소도 그렇고, 집안일을

과대형님이 하다 보니 그게 엄청 스트레스였다고

저희에게도 종종 말을 했었습니다.

과대형님 누나가 주말마다 와서 음식과 집안일을

해주고 가지만, 시집간 누나에게도 미안하기도 하고,

매형에게도 그렇고 해서 보통은 과대형님이 계속

해오던 것이었죠.

 

그리고 집안에 여자가 없으니, 서먹서먹하기도 하고,

자기도 새엄마가 생겨서 아버지랑 행복하게 사시고,

집안일을 탈출하고 싶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과대형님의 아버지께서 그런 분을

만나셔서 현재 교재 중이라고 하더군요.

 

새 차를 산 것도 사실 과대형님이 조르긴 했지만,

과대형님의 아버지의 큰 그림이 깔려 있던 것이

분명했습니다.

저희는 과대형님에게 물었습니다.

 

"형님. 그 일은 다 잊으신 거죠? 대학로에서 그 편지

주던 그 여자 일요."

"당연하지. 사기 안 당한 게 어디냐. 맘을 비웠다.

우선 새엄마가 우선이다.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오늘 아버지 나가실 때 저번에 내가 그 여자 선물 살 거

그 스웨터 있잖아. 그거. 그거 오늘 아버지에게

드렸다. 그분한테 선물 드리라고. 다 쓸데가 있어요."

"오!... 잘 됐네요. 본의 아니게 그래도.ㅋㅋㅋ."

"띵동~~배달요~~~"

 

 

다 내려놓은 듯한 과대형님 표정입니다.

 

저희는 형님이 시켜준 중국집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형님 순서가 아니었다고 말입니다.

형님은 조금 아쉽기는 한데, 순서가 형님의 아버지가

먼저였고, 그다음이 아니겠냐고 말하면서

오래간만에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였습니다.

 

"형님. 그런데요.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그 형님 아버지께서 만나신다는 분 그분이.

그분에게 딸이 있는데, 엄청 이쁘면요?"

"어? 아직 그건 안 물어봤는데... 엄청 이쁘면...

아... 동생이나 누나가 되는 거 아냐...

난 욕심 없다. 집에 여자 냄새나는 게 소원이다."

"만약 이쁜 여동생이면 저희 소개해주세요.ㅎㅎ"

"싫어. 너희들은 내가 너희를 너무 잘아니까..."

"에이~ 형님도 참..."

 

길거리에서 우연히 편지를 받고, 설렜고,

그것이 사기라는 이야기에 우울하기도 했던

과대형님이지만, 그 애인이 자신이 아닌 과대형님의

아버지의 애인이 먼저 생기는 일이 생겼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산 스웨터를 선뜻 새어머니가

될 수도 있는 그분께 기분 좋게 드렸던 과대형님이

평소와는 다른 형님으로 느껴졌습니다.

 

이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대형님의 아버지와

그 만나시는 분은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작년에 그 형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가끔 과대형님집에 가면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돈을 주시고 가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과대형님은 지난 포스팅을 보신 분은 다 아시겠지만,

아직도 애인 구함입니다.

나이가 내일이면 50인데...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이젠 돌싱까진 이해한다고...

그런데, 최근에 통화할 때 보니. 손주를 바라셨던

형님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이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하더군요. 그냥 편하게 생각한다면서요.

 

암튼 지금도 저와 해병대 친구는 과대형님의

결혼식 청첩장을 기다린다는 말을 항상 합니다.

조만간 한번 만나자고 해서 그럴 예정입니다.

살아오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인연은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걸 믿습니다.

 

 

인연이 있을 겁니다. 분명!

 

과대형님도 그 소중한 인연을 만나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네요.

주위에 한 명 정도는 이런 분들 계시죠?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해서 아직 혼자이신분들.

혼자 계시는게 좋으신 분이야 어쩔 수 없지만,

옆지기님을 구하시는데 아직 못만난 분들요.

 

인연은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거 같습니다.

어떤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인연은 반드시

올 겁니다...라고 응원해 주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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