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aily & memory

매달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얼마? 더 벌어야 한다고? feat.가계부

by 40대 아재 2022. 11. 2.
반응형

 

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오늘은 몇 달 전 아이의 학원일로 생긴 일입니다.

포스팅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집에 늦게 오지는 않지?"

"응.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저녁때 엄마가 보내주신 갈비 있어.

그거 저녁에 같이 먹자고, 늦지 않게 와요."

"응. 알았어요. 나중에 봐."

 

금요일 오후 퇴근하기 2시간 전쯤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장모님이 집에 갈비를 보내주신 모양입니다.

제가 LA갈비를 좋아하는데, 비싼데도 가끔

이렇게 직접 양념을 하셔서 보내주시거나,

홈쇼핑에서 샀다고 하시면서 나눠 주십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조금은 업무를 일찍 마치고,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보통 차를 가지고 출퇴근을 하지만, 그날은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던 중 눈에 띄는 뉴스가 있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블로그로 대박을 치고, 책까지 낸 파워블로거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제목이 '나는 아끼는 대신 더 벌기로 했다' 더군요.

사실 이 말은 제가 회사에서 몇 년 전부터 교육을

진행할 때 가끔씩 했던 말과 비슷했습니다.

저는 교육을 받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교육하는 대신 더 많은 걸 얻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지식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나눠주면 그 지식은 더 커질 겁니다.

나중에 여러분도 꼭 그러시길 바랍니다.'라고요.

 

아마 누군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교육 관련업에 계시는 분들은 아시리라 생각이 들지만,

가르치면서 동시에 제가 다시 한번 알게 되는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도 오래가는 것이죠.

 

말은 조금 다르지만, 말만 보면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인 그 이야기의 타이틀을 보면서 그 내용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평범하게 일을 하다가 아이의 출산으로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이 분이 블로그라는 것에서

무궁무진한 경제 소득과 동시에 많은 것을 이뤄낸

내용이었습니다.

 

글을 읽고 나서 제가 느낀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대단하다. 그때 전 블로그가 있었지만

거의 하지 않은...그냥 이름만 있는 블로그였죠.

두 번째는 N잡 이라는게 필요한 세상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책 제목 참 지었다...였습니다.

 

이렇게 그 글을 읽다 보니, 집 근처에 도착을 해서

조금 걸어가다 보니 동네 마트에 맥주를 1+1

행사를 한다는 글을 보고 시원한 맥주를 몇 캔 사서

집에 들어갔습니다.

 

 

유명한 짤이죠.

 

"나 왔어요."

"엄마 아직 안 왔는데?"

"응? 학원에 오늘 안 간 거야? 집에 있었네?"

 

아이는 보통 이 시간에 학원에 가있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응. 오늘 엄마가 아빠랑 저녁 먹자고 오늘 하루 뺐어.

그 대신 이번 주말에 보충해야 한다고 했어."

"응. 그랬어? 잘 됐네. 같이 저녁 먹으면 되겠네.

엄마는 혹시 통화했어. 언제 온대?"

"응. 엄마도 거의 다 왔대. 곧 들어올 거야."

 

10분이 좀 안된 시간이 흐르고 아내도 집에 왔습니다.

아내 손에는 갈비와 함께 먹을 야채와 채소 등이

있었고, 전 그걸 받아서 부엌에서 씻는 걸 도와주고

아내는 저녁 먹을 준비를 바로 했습니다.

 

"와~~장모님이 하신거야? 맛있어 보이네."

"어. 양념을 직접 하셨나 봐. 손도 편찮으신데..."

"응... 맞네... 그냥 사 드시지 뭐 하러..."

 

장모님은 관절염이 있으셔서 손도 편찮으신데,

양념을 직접 하셔서 고기를 사신 후 양념이 잘 배게

만드신 다음 윗동서 형님을 통해 배달을 시키신

것이었습니다. 형님이 장모님과 제일 가까이

살고 있어서 종종 형님이 배달을 오는데, 항상

미안한 부분이 있습니다.

 

"맛있다!. 오오... 맛있어. 꽤 오랜만이네.

맥주 한잔 같이 할래?"

"아니. 난 그냥 음료 먹을게. 자기만 먹어

오늘은 딱 2캔만 먹어. 많이 먹지 말고."

"응. 2캔만. 딸 맛있지?"

"응~ 외할머니 갈비 진짜 맛있어. 대박!"

 

저희는 그렇게 장모님이 보내주신 갈비를 먹으면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배가 부르다고 먼저 일어나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저와 아내만 그렇게 남은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때와 다르게 오늘 왜 아이 학원 안 보낸 거야?

물론 보충한다고는 들었는데..."

"응. 사실 그거 하고 이것저것 이야기 좀 하려고."

"응? 뭐?"

"이번에 엄마에게 예전에 우리 주신 돈 조금 있잖아.

그거 그냥 드리면 안 될까? 예전에 자기가 받으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가 보증금에 좀 보탠 돈 말이야."

"아... 어. 맞아. 그거 드리지 않았어?"

"응. 드린다고 했었는데, 안 받는다고 하셔서

못 드렸어. 그러다 얼마 전에 그거 드린다고 했더니

오히려 아이 앞으로 대학 들어갈 때 쓰라고 하시면서

적금 있다고 가져가라 하시고... 어휴... 엄마는 참..."

"내가 드릴까? 그럼 받으시려나?"

"그러지 말고, 그냥 계좌로 먼저 보내드리고,

찾아뵙고 말씀드리는 게 나을 듯해. 내가 말하면

저축해서 나중에 집 살 때 보태...라고만 하시니.."

"그래. 그럼 어머니 계좌 나한테 보내놔.

얼마 보내드리면 되는 거지? 응... 그래 알았어."

 

저는 아내가 말한 돈을 다음날 아침에

보내드리기로 하고, 식사를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학원 말인데..."

"응. 학원은 왜?"

"얼마 전에 나한테 먼저 말을 하더라고. 내가 먼저

말한 게 아니고 얘가 먼저 말한 건데..."

"뭔데?"

"과외를 받아보고 싶다고 했어. 나한테."

"과외? 무슨 과외? 그럼 집에서 하는 거야?

아님 어디를 가서?"

"집으로 와서 하는 과외인데, 내가 언니에게도

물어봤거든, 전에 해본 적이 있는 걸 알아서.

그래서 말인데, 우리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먼저 하려고 하는데, 안 시켜주는 것도

아닌 거 같고... 자기 생각은 어때?"

"그건 기분 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 스스로 먼저

공부를 하겠다고 말한 거잖아. 기특하네."

"응. 한 달에 몇 번이고, 시간은 언제고, 가격은

한 달에 얼마더라고... 조금 부담은 돼. 솔직히."

 

아내가 말한 과외는 집에 와서 해주는 것이었는데,

과외가 얼마이고, 이런 거는 전혀 관심도 생각도

안 해본 저에게도 조금은 큰 금액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스스로 원해서 한다는 것이니

아내에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퇴근하고 오면서 보니깐, 이런 내용이 있더라.

평범한 주부가 블로그로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벌고

책까지 썼는데, 제목이 진짜 잘 만들었는데...

나는 아끼는 대신 더 벌기로 했다.. 그거 관련 내용

읽으면서 왔는데... 내가 생활비 더 내 볼게."

"자기가 무슨... 월급쟁이가 무슨... 그러지 말고

엄마 드릴 돈 항상 미안했는데, 그냥 드리고,

자기 용돈 조금 줄이고, 내 용돈 조금 줄이면

어찌 될 거야. 그렇게 해. 알았지?"

"우선 그렇게 해. 그럼. 암튼 나도 좀 더 알아볼게."

 

저희는 다음날 아침에 약속한 장모님께 예전에

안 줘도 좋으니깐 조금 보태라고 주신 돈을 우선

계좌이체를 하고, 장모님댁에 가서 맛있게 먹은

갈비 이야기를 하다가, 돈을 보낸 사실을 말씀드리고,

이자는 앞으로 천천히 갚을게요...라고 한 다음

점심을 얻어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주말이기도 하고, 아내와 함께 한 달 생활비가

얼마나 나가고 하는지가 궁금해서 서로 그걸

따져보기로 했죠.

 

"원래 항상 적긴 하는데, 좀 빼먹은 것도 있고 그래."

"아... 가계부를 썼었어? 몰랐네. 기특한데?"

 

아내는 두꺼운 연습장 같은 노트를 가지고 제게

보여주더군요. 날짜별로 그래도 제법 열심히 쓴

흔적들이 제 눈에도 보였습니다.

 

 

몰랐는데, 가계부가 아주 잘 나오더군요.
 

 

"저번달엔 거의 안 빼먹고 썼으니까. 저번달 걸로

보면 거의 맞을 거야. 어디..."

"오... 꼼꼼하게 잘 썼네... 어디 보자...히익...

이렇게 우리가 많이 쓰나? 생각보다 많네."

"그럼. 이 정도도 안 들어가는지 몰랐어?.진짜

둘이 그나마 버니깐 이 정도야... 겨우 이 정도 남네.."

"그럼 여기서 아이 과외 추가하면 그만큼 마이너스가

되는 거지? 그럼 얼마야.... 보자...."

 

 

어디보자...이건 내 거... 이것도 내 거..

 

저와 아내는 맞벌이를 합니다. 아내는 정규로 하다가

아이 교육문제와 집안일로 저와 상의 후

지금은 파트타임으로 돌려서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 학원비와 가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죠.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부분이죠.

 

"숨만 쉬어도 이 정도 나가는 거네... 하긴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고...맞네...이것도 있고...참...많다.."

 

 

숨만 쉬어도...

 

공과금을 비롯해서 각종 보험과 세금, 그리고 생활비

학원비와 통신비 등등 직접 가계부를 보면서 보니,

생각보다 많은 돈이 지출이 되고 있더군요.

저는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아내 심부름으로 동네 마트에서 우유와 아내가

좋아하는 커피 심부름으로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사고 집으로 오면서 전화를

한통 했습니다.

 

"네. 접니다 대표님."

"어~ 주말 저녁에 웬일로?. 잠깐만..."

"일 있으시면 나중에 전화드려도 됩니다."

"아냐아냐. 지금 방금 식사하고 밖에 좀 나가려

했던 참이야. 어. 이제 괜찮아 말해."

 

저와 20년 가까이 알고 지내는 ERP 개발 업체의

대표님 이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처음에는 같이 직장 생활도 하였고,

개인적으로는 사회생활의 멘토라 여기고 있는

아주 친하고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분이죠.

4~5년전부터 원래 하시던 ERP 개발을 살려서

직접 개발하고, 커스터 마이징과 유지 보수까지

다 하셔서 회사를 차려서 지금은 나름대로 꽤

잘나가시는 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ERP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커스터마이징과 유지 보수를 직접 하시는 분이

몇 분 안 계시는데, 그분들 중 한 분이시죠.

이쪽에서는 상당히 유명하시고,

실력이 뛰어난 분이십니다.

 

 

튕겨서 죄송합니다~

 

"네. 다름이 아니고 저번에 제게 말씀하셨던 거요."

"응? 어떤 거였지?. 내가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ㅎ"

"네. 그렇죠. 저번에 OO회사 ERP 도입 전과

라이브 전 교육 말입니다."

"어. 그거. 그거 시간이 안된다고 못한다고 하지

않았나?"

"네. 근데 그거 지금도 유효합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그냥 하겠습니다."

"진짜? 해주면 나야 고맙지. 나보다 더 교육은

잘 하잖아. 내가 고맙지."

"별말씀을요. 그럼 저번 일정으로 스케줄 잡아서

시간과 장소 좀 보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오케이~그렇지 않아도 그 업체에서 교육을 좀 더

빨리해줄 수 있냐고 해서 난처했는데, 잘 됐네."

"네. 안 한다고 하다가 한다고 해서 죄송합니다.

그럼 스케줄표 받고, 제가 가서 진행하겠습니다."

"어. 고마워. 그리고 사무실에 좀 놀러 와!"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뵐게요."

 

사실 이분이 사업을 시작하고, 업체의 교육은

거의 제가 다 맞아서 해왔던 일종의 알바였습니다.

이분의 프로그램을 그 누구보다 오래 사용해왔고,

현재 개발한 프로그램은 저와 둘이서 콘셉트를 완성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 내용과 로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게 종종 교육을 해달라고 하면서

아르바이트비를 챙겨주었는데, 벌써 이게 4~5년이 지나고

이제는 제 용돈이나, 보너스 받았다면서 아내에게

주기도 하고, 주식 물타기에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아내에게 아끼는 대신 더 벌기로 한다는 말이

사실은 이거였죠. 한번 교육에 제 한 달 용돈이

들어오기도 하고, 한 달 유류비가 되기도 하고 하는

금액이기에 이렇게 저는 아끼는 대신 좀 더 벌기로

했습니다.

 

 

더  번다는건  사실 쉽지 않습니다.

 

가계부를 쓰시다 보면, 정말 숨만 쉬어도 생각보다

많은 돈들이 지출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누구나 N 잡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공무원은 겸업이 금지라고 안되고, 누구는 뭣 때문에

안되고... 여러 가지 이유로 N 잡이 힘든 게 사실입니다.

 

저도 그 교육 알바가 보통은 주말에 진행되거나,

평일 늦은 저녁에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말 급한

경우가 아니면, 그리 자주 하지는 않았는데요.

당분간은 최대한 많이 해야 할 듯합니다.

 

무조건 아끼는 것도 정답이 아니고,

반대로 더 많이 버는 것도 현실에 안 맞죠.

더 벌수 있다면 그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아낄지 몰라서 아끼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요.

다만, 이번에 분명히 느낀 건 있습니다.

 

 

오해금지 입니다.

 

한 달에 얼마를 버는지는 보통은 다 압니다.

하지만 한 달에 얼마가 어디에 나가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가계부를 쓰는 분은 아시겠지요.

하지만, 가계부를 쓰지 않으시는 분들이 아마도

훨씬 많으시리라 생각을 합니다.

저도 이번에 한 달에 얼마가 지출이 되는지를 알고

사실 생각보다 많이 놀랐습니다.

그래서 어디를 아끼고, 어디에 더 써야 하는지를

처음 알았습니다.

왜 가계부를 쓰라고 하는지 알겠더군요.

내가 얼마 쓰는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아낄까요.

 

아끼는 대신 더 버는 건 저도 백번천번 찬성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평범하신 분들에게는 쉽지 않죠.

그럼 오늘이라도 가계부를 써보시고, 그 가계부에서

답을 찾으실 수 있으리라 장담을 합니다.

이번에 가계부의 힘을 완전히 느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百戰百勝).

 

안 비밀이지만, 아내는 커피와 홈쇼핑을 줄여야 하고,

저는 술과 이유 없는 지인들 밥값 내기, 그리고

스트레스 푼다는 이유로 온라인쇼핑을 줄여야

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것만 줄여도 교육 알바를 안 해도 될 듯한데...

가계부 만세!!

 

-끝-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