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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자녀의 반,학번을 아시나요?

by 40대 아재 202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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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나이가 되면 자녀들은 보통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대학생까지 다양한 나이대가 형성되어 

우리들 부모가 그랬듯이 자기만의 세상을 조금씩 

찾아가고 알아가는 시기가 오는데요.

시대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가족수도 적어지고,

개인주의로 점점 더 바뀌어가는 현대사회에서

몇 안되는 가족들 사이마저 점점 대화는 물론

서로의 관심과 애정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들을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혹시 여러분은 자녀의 반, 학번을 아시나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입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이웃일이 내일이고, 내일이 이웃일이던 시절이 있었죠/출처-응답하라1988

 

예전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었는데요. 

사실 몇 년 전 '응답하라'로 시작하는 TV 드라마는 

많은 분들이 보고 공감했던 프로 중 하나인데요.

옆집, 앞집, 뒷집 등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의 

숟가락이 몇개인지 알 정도로 아주 가깝고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친하게 지낸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이웃들 사이의 자녀들도 그로 인해서 형제와 

자매와 같이 지내곤 했었죠.

그 시대가 바로 현재 40~50대 중년들의 

학창 시절과 부모들이 현재의 중년나이쯤 되는 

정확히 한세대 전 이야기죠.

 

내 자녀의 친구들은 물론, 학교 담임선생님과 

학년과 반은 물론, 조금 유별한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의 책상이 몇 번째 줄에 있는지도 알 정도로 

마치 요즘말로 '츤데레'와 같은 존재감으로 언제나 

자신의 자녀에 대해서는 무심한 듯 굉장히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키워온 시대이죠.

 

해외여행은 언제나 설렙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그동안 와이프가 써서 제가 잘 모르던 결석을

하게 되면 제출해야 할 비교적 간단한

신청서가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직접 쓸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희 때에는 매달 시험을 봐서 일정 점수를

받게 되면 성적상등을 받았는데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개근상'이였죠. 

학교에 빠지는 것은 마치 당시 밥을 굶는 것보다 

훨씬 더 절대 어기면 안 되는 불문율과 같은 것으로 

학년 전체에서 개근상을 받지 못하는 친구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개근상은 필수였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평일 학교에 빠지게 될 경우에는 간단한 

서류만 작성하면 인정해주는 분위기로 바뀌었죠.

 

가족여행전 제출해야 하는 현장체험학습 신청서 예

 

그 서류에는 아이의 학년과 반, 학번을 기재하고, 

학교에 빠지는 기간의 날을 적은 후 어디를 왜 

가야 하는지 비교적 간략하게 작성하면

되는 것인데, 저는 첫 빈칸을 채우는 곳부터

바로 막혔습니다.

학년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반과 학번은 

제가 모르고 있었고, 순간 그것을 아이에게 물으면 

아이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낄까 봐 

저는 조용히 와이프에게 귓속말로 물었습니다.

하지만 눈치 없게 아내는 아이에게 당연하듯이 

반과 학번을 물었고, 아이는 그 물음에 대해서 

엄마와 아빠는 자신의 반과 학번도 모르냐면서 

조금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으며 반문하더군요.

아차 싶었지만, 알았는데 기억이 안 난다는 말로 

아이에게 핑계를 대면서 겨우 알아낸 아이의 

반과 학번을 적으면서 기억 속에 담았습니다.

 

어릴 적 저보다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반은 물론 

학번까지 모든 부분들을 저 자신보다 더 완벽하게 

잘 아시고 계시던 부모님 생각이 순간 나더군요.

학년이 바뀔 때마다 지나간 달력을 자르고 접어서 

소중한 교과서를 하나하나 다 싸주시고, 

그곳에 학교이름과 학년, 반과 학번을 모두 적어서 

저희들에게 주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순간 

제 머릿속에서 생생히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에게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어느 순간부터 

학교나 학년정도만 알면 된다는 정도의 생각이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과 함께 제가 어릴 적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헌신과 관심에 대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죠.

 

자녀분의 학년과 반, 그리고 학번을 아시나요?

 

여러분은 여러분 자녀의 반과 학번을 아시나요?

만일 모르신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반대로 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것을 아이들이 

대단한 것처럼 느낄까요?,

아님 당연한 것으로 느낄까요?

학교수업에 가족여행으로 인해 작성을 하는

간단한 서류한 장을 작성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부모가 된 현재의 우리들이 자녀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내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이 적어서

서운하거나, 또는 좀 더 많은 애정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세상에

조금은 안타까운데요.

정작 부모들의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부모의 관심을 귀찮아하고,

별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그것이 진짜 슬픈 일이죠.

 

여행을 다녀온 후 아내와 단 둘이 있을 때

물어봤습니다.

혹시 아이가 반과 학번을 물은 것에 대해

이후에 따로 한 이야기가 있는지요.

다행히 그 말에 대해 서운하거나

불만이 있다는 식의 말은 없었다고 해서

다행이라 생각을 했는데요.

이번일로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각과 

어릴 적 부모님의 자식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대단함과 감사함을 느끼는 계기가 된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연세가 많이 드셨어도 가끔 찾아뵐 때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면 지금도 정확히

기억을 하시고 계시는 부모님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야기를 할 때는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시냐고 

되묻는 제 말과 행동은 그 당시 자녀들에게 지금은 

상상도 못 하는 관심과 애정을 주시던

부모님이셨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생생한

기억이 되었던 것이죠.

 

다 사용한 달력으로 교과서를 포장하던 예전 추억이 납니다.

 

시대가 개인주의로 바뀌고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지만, 바뀌지 않는 것은 분명 있습니다.

그건 자기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과 사랑이죠.

그것이 바뀌거나 변하지 않는 당연한 것일지라도 

이번일로 굉장히 크게 느낀 거 하나는

그것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표현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맞벌이로 아침과 저녁 잠깐 얼굴을 보는 게

다이거나, 주말이나 휴일에 밥 한두 끼

먹는 것이 과연 진정한 가족의 모습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부모의 모습에 애정과 관심을

원하는 것을 넘어서 바라지 않는 내 자녀의

마음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자녀이기 전에 내 아이들은

그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 몰래라도 아이의 반과 학번을 꼭 아신 후에 

키순서나 이름순으로 번호를 먹이던

그 시절 이야기로 아이에게 관심표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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