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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memory

지리산에서 걸어오다(하)

by 40대 아재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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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0대 중년아재 입니다.

오늘은 지리산에서 걸어오다 그 마지막 편인

하편을 포스팅 하도로 하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충전 아직 멀었어요? 형님"

 

해병대 친구는 충전기 앞에서 쪼그려 앉아서

배터리를 종종 확인하는 미소 형님을 보면서

물었습니다.

 

"어? 잠깐만... 한 칸 찼다.. 됐다. 전화해도 되겠어!"

"우와!! 형님 빨리 OO에게 먼저 전화하세요!"

 

저희는 같은 과 같은 반 여자 후배 중 유일하게 

차를 가지고 있는 OO에게 전화를 하라고 

미소 형님에게 소리쳤습니다.

 

 

차 있는 후배가 오른쪽 코치2 입니다.

 

 

거지꼴을 하고 옆에 앉아있던 과대 형님도

이제야 안심이라는 듯 편안하고, 온화한 표정으로

미소 형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집에 갈 수 있어...

 

"전화해서 언제 올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봐."

과대 형님이 미소 형님에게 말했습니다.

"네. 형님. 어디 보자... OO이가...

여깄다. 전화번호... 띠리리링... 띠리리링..."

 

미소 형님은 저희의 희망이 된 여자 후배

OO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신호가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기 너머로

여자 후배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보세요? 응... 미소 오빠. 웬일이야?"

"야!!! 전화를 받았어!. 전화를 받았어!!!"

 

 

전화너머로 들리는 그 여자후배 OO의 목소리는 그렇게 이쁠수가....

 

 

"여보세요?... 미소 오빠?... 여보세요?... 왜? 

오빠들 지금 다 같이 있어? OO오빠랑 해병대 오빠 목소리

다 들린 거 같은데?. 그럼 과대 오빠도 같이 있는 거야?

총학생회장 오빠도?"

"어? 아니. 총학생회장 형님은 집에 계시고, 나머지 같이 있어.

그건 그렇고, 너 여기가 OO 쪽 OO시장인데, 이리로 와라.

올 때 돈하고, 나중에 줄게. 배고프고, 죽겠다 아주.

언제 올 수 있어? 얼마나 걸려?..."

"응? 왜? 왜 거기에 있어? 거기 먼데?..."

"자초지종은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암튼 급해. 

여기로 오는데, 얼마나 걸리냐? 오래간만에 얼굴도 보자."

"그게... 나 안되는데? 그냥 OO오빠차 타고 와

그럼 되잖아?"

"OO이 차 놓고 왔다고!. 배터리도 없어서 지금 충전하면서

하는 거야. 그니까. 이리로 그냥 와. 나중에 이야기하고~"

"그러고 싶은데... 나 여기 가족들하고 강원도 여행 중인데?.

그리고 내차 타고 왔어. 좀 힘든데?"

".... 저기 잠깐만... 형님... 얘 지금 강원도에서 가족여행 중

이라는데... 어떻게 할까요 형님... 미치겠네..."

"뭐!. 강원도?. 가족들하고 같이 있대?... 미치겠네..."

 

저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생겼습니다.

믿었던 집순이이자, 저희의 열렬한 팬인 이 여자 후배가

강원도로 가족여행 중 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오빠!. 그러면 내가 돈을 보내줄게. 그러면 되잖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5만 원 보내면 돼?

통장번호 불러봐."

"지갑이 없다... 여기 인간들 모두... 어떻게 안 되겠냐?"

"좀 그래... 미안한데, 우리도 오랜만에 온 여행인데,

마침 내차로 가져왔고, 잠깐만, 나 아빠가 불러.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미안~. 뚜우.., 뚜우..."

"야!. 야!.... 뚜우.. 뚜우..."

 

전화기는 이미 끊어져 있었습니다.

원래는 완전 저희 골수팬인데, 가족들과의 여행에는

저희도 뭐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써글...

 

"야. 그럼 OO한테 전화해봐... 이제는 그 방법밖에 없다."

 

이번엔 왼쪽에 있는 코치 1입니다.

 

코치라 말씀드리는 건 지난 포스팅에 있듯이

저희 5 멤버의 코치라고 스스로 자기들이 없으면

저희도 없다고 하면서 저희 곁에서 떠나지 않았던

저에겐 동갑내기 여자애와 후배였습니다.

 

"전화해서 걸어가는 거하고, 히치하이킹 하는 건

포기하고, 돈이 얼마 나와도 좋으니까 택시 타고

오라고 해. 이젠 그 방법밖엔..."

 

저희는 코치 1인 OO에게 전화를 다시 했습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띠리리링.... 띠리리링...."

"지금 고객께서는..."

"뭐야! 애는 전화를 안 받아 왜!"

"야! 다시 해봐... 왜 전화를 안 받고 그래?

명색이 우리 코치 1 인애가 도대체가..."

"띠리리링.... 띠리리링...."

"띠리리링.... 띠리리링...."

"지금 고객께서는..."

 

여전히 OO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진짜 순간 멘붕이 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충전을 하게 도와주신

아주머니가 저희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저기 학생들... 이제 나도 가게문을 닫아야 돼.

오늘은 일찍 들어가는 날이야. 그만 좀 이제 비켜주고..."

 

그랬습니다. 그 참기름집 아주머니는 

그날 일찍 문을 닫고 들어가는 날이라고 하시면서

저희에게 오히려 미안한 듯 이야기를 하셔서 저희는

마지막 희망인 미소 형님의 전화기의 충전을 빼고,

감사인사를 한 후 그렇게 다시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습니다. 배도 고프고, 뜨거운 한여름에

몇 시간씩 걸어서 몸도 지쳐 있었습니다.

 

"야. 너 가스버너 되는지 봐봐. 그리고 너

물 남은 거 있지. 그거 꺼내봐. 우리 남은 라면이라도 먹자."

배가 고픈 저희들은 누가 보든말든, 시장 한구석 

주차장 공터에서 배낭에 있는 먹을 만한 것들은 

다 꺼내서 배고픔을 먼저 달래기로 했습니다.

저와 해병대 친구의 배당에서 라면과 음료수, 그리고

약간의 과자 부스러기가 나왔고, 미소 형님과 과대 형님의

짐에서 버너와 코펠이 나와서 시장 주차장 공터 한구석에서

저희는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라면은 딱 3개 남았습니다. 4명이 먹기엔 턱없이 부족했죠.

그때 해병대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거 넣어볼까?..."

 

해병대 친구가 배낭에서 뭘 주섬주섬 꺼내더니,

물에 조금 젖은 국수를 빼는 것이었습니다.

여행 오기 전 골뱅이와 소면을 해보겠다고 재료를

마트에서 사 가지고 온 게 기억이 나서 꺼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캔으로 된 골뱅이도 꺼내고, 저희를 

쳐다 보더군요.

 

넣을까요?..뿌듯해 하는 해병대 친구...

 

"넣어요? 말아요?"

"뭘 고민해 인마! 다 넣어!. 그게 물어볼 거냐? 다 넣어

그리고 진짜 잘했어. 한 끼는 배부르게 먹겠다!. 잘했어!"

 

 

널 알고난 후 처음으로 맞는 말을 한거 같다. 내친구 해병대

 

그렇게 저희는 일반라면 3개에 국수 한 움큼, 그리고

골뱅이 한 캔을 다 부은 무슨 말일지 궁금할 라면을 끓여서

한 끼를 그렇게 길거리에서 때웠습니다.

 

"어... 배부르다... 근데 라면 맛이 좀... 암튼

이제 좀 살 거 같네... 휴..."

 

과대 형님이 배부르게 먹었는지. 배를 두드리며,

아직 남은 골뱅이 라면 국수를 먹고 있는 저희에게

물었습니다.

 

"야. 미소. 너 배터리 얼마나 충전된 거야? 

OO 이한테 다시 전화해봐."

"내가 줄게요. 형님이 해봐요. 난 이거 좀 더 먹게...

배터리 얼마 없으니까, 신호 길게 끌지 말고요."

과대 형님은 미소 형님의 휴대폰을 받아서 

우리의 코치 1인 OO 이에게 전화를 다시 했습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지금 고객께서는..."

 

역시 OO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왜 전화 안받니...왜...

 

"아이참... 얘는 하필 오늘 같은 날 전화를 안 받고 그래?

다른 때는 아주 귀찮을 만큼 전화하던 얘가... 아... 진짜..."

 

평상시에는 저희가 스토커냐고 할 만큼 전화를 자주 하고,

저희 곁에서 떠나지도 않고, 스스로 저희 멤버의 

코치 1을 자청하며, 언제나 전화를 끼고 사는 OO이

전화를 계속해서 받지 않는 것은 저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아무튼 상황은 그리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좀 있으면 어두워질 텐데... 어떻게 할까요 형님..."

 

여름이긴 했지만, 시골이기도 했고, 곧 있으면

해가져서 어두워지면, 잠자리도 없는 저희에겐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 1차 목적지인 OO방향으로 가다가,

잘만한데 나오면, 거기서 텐트 다시 치고 우선

거기서 자자. 그전에 OO 이에게 전화 오면 

바로 집에 갈 수도 있으니까. 희망을 갖자."

 

과대 형님의 말에 저희는 먹은 코펠을 물로만

헹구고, 짐을 다시 꾸려서 그렇게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골의 아스팔트 길을 그렇게 걷고 또 걸었습니다.

주위가 완전히 어두워지자, 길가의 차들도 점점

없어지고, 시골이라 가로등도 별로 없어서

점점 적막하고, 깜깜한 시골길에서 희미한 랜턴을

하나 켜서 다니는 차들이 피해 갈 수 있도록

맨 뒤에 오는 과대 형님 배당에 매단채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갔습니다.

 

"좀 있다. 한 번만 더 전화해보고, 안되면 근처에서

그냥 자다가 가자. 알았지?"

"전화기 배터리가 오늘 지나면 나갈 거 같은데요...

한번 하자니, 또 안 받으면 그때 바로 나갈 거 같고...

아참... 미치겠네..."

 

미소 형님의 전화기는 이미 배터리가 거의 다 떨어져서

전화를 한번 하면 소진되거나, 좀 더 대기했다가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엔 없었습니다.

저희는 이후 조금 더 걷다가 결국엔 텐트를 치기로 하고,

시골길 한쪽 구석에 자리가 괜찮은 곳을 찾아서

지리산 뱀사골 때 급하게 철수한 텐트를 다시 빼서 

다시 설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폴대가 왜 이리 없는 거야? 혹시 폴대 가져갔어요?"

 

텐트를 치기 위한 폴대가 원래 있던 숫자에 절반밖에 

없는 것을 그때서야 확인을 했습니다.

그때 텐트는 제 것이었습니다. 캠핑을 좋아하던 저는

당시 꽤 가격이 나가는 자칼 텐트를 가지고 있어서

제가 가지고 오기로 한 것이었는데, 계곡에서

급하게 철수한다고 폴대를 몇 개 잃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비싼 건데... 씨... 하... 정말 미치...

야. 해병대! 너 저기 가서 나뭇가지 허리 정도 되는 거

몇 개만 꺾어와. 텐트 못 세우겠다. 그걸로라도 해야지..."

 

정색한 표정이 저도 모르게 막...

 

폴대가 없어져서 겨우겨우 나뭇가지를 세우고 묶어서

텐트를 치고 그렇게 저희는 1시간이 넘겨서야

그때까지 일부는 아직 젖은 텐트를 칠 수 있었습니다.

수건으로 닦고, 털고 해서 겨우 몸을 눕혔습니다.

 

"아... 진짜 집에 가고 싶다... 형님. 그냥 제가 

저희 부모님께 전화드릴까요?. 혼나는 게 낫겠어요."

저는 과대 형님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미안했는지, 하지 마라...라고 짧게 이야기하더니

돌아눕고 바로 코를 골면서 잠을 잤습니다.

저도, 미소 형님도, 그리고 해병대 친구도 오늘 하루가

도대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힘든 시간을 보내서

눕자마자 바로 골아떨어졌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텐트 안에서 갑자기 전화기 벨소리가 났습니다.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전화기 소리에 저와 해병대 친구는 아직도 자고 있는

미소 형님을 부르며 소리쳤습니다.

 

"형님!!!. 전화.... 전화받아요!!! 얼른!!!"

"어.... 엇!!.... 전화... OO이네... 여보세요?"

 

저희가 소리를 치며 흔들어 깨운 미소 형님은

잠에 좀 취한 듯 일어났지만, 바로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배터리...배터리...제발...

 

"여보세요. 어. 나야. 나... 야. 너 왜 전화를 안 받고..."

"형님.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에요. 위치를 알려주고,

빨리 택시 타고 오라고 말해요. 그냥. 배터리 없잖아요!"

"아. 맞네... 야. 여기가 어디지 근데?...

아 맞다... 여기 OO근처인데, 우리가 오다 보니까

이정표에 OOO이 여기서 별로 안 멀더라고, 거기까진

우리가 갈 수 있으니까, OOO으로 택시 타고 와

다른 이야기는 하지 말고, 배터리 없어. 알았지?"

"어? 돈 잃어버린 거야? 암튼 그럴 필요 없이

그냥 우리 집으로 택시 타고 오면 되잖아...

내가 앞에서 기다릴게. 우리 집 알잖아? 

거기 면 한 1시간 걸리나? 차로? 내가 한 시간 후에 

나가 있을게. 끊어. 그럼."

"????"

"????"

"????"

"????"

 

아니...그렇게 간단한...저희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생각이였습니다...멍청한건가...

 

저희는 코치 1의 너무나도 간결하고 간단한 방법을 듣고

잠시 서로를 쳐다보며 멍하니 잠시 있었습니다.

 

"그러네... 그러면 되는 거였네..."

"그러네... 전화를 안 받아도 집을 아니까..."

"그러네... 도착해서 한 명만 집에 들어가서 말해도 되니까..."

 

저희는 정말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런 좋은 방법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스스로를

자책하며, 아무 말 없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천천히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아침 6시가 조금 지나고 있었고, 다행히

미소 형님의 휴대폰 배터리는 견뎌주고 있었던 겁니다.

저희는 그렇게 짐을 다 싸고, 장정 4명에 커다란 짐까지

있는 저희들을 FULL정원이 4명인 택시가 태워주지

않을 수 있기에, 2명씩 떨어져서 한쪽이 잡으면 

그때 모르는 척 같이 타기로 했고, 30분 정도 후에

저희는 그렇게 코치 1의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땐 이미 미소 형님의 휴대폰도

전원이 꺼졌고, 만약 저희가 도착했을 때 코치 1이

나와있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여러 가지 생각과

배고픔, 그리고 지친 몸과 정신을 가능한 한 빨리 

원복 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어느덧 택시는

코치 1의 집 근처에 도착을 했고, 택시기사 아저씨의

위치를 물어보는 질문에 저희가 손가락으로 가리킬 무렵

그곳에 바로 코치 1인 OO이 어울리지 않는 치마를 입고

서있는 것이 저희 눈에 띄었습니다.

그땐 OO이 너무너무 이뻤고,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었고,

왠지 모를 결속력과 소속감마저 느끼게 하는 그런

벅차오르는 감격을 애써 참으며 저희는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또 치마 입으면 죽....

 

"어!  여기... 근데... 과대 오빠... 미소 오빠... 너하고. 해병대...

모두 몰골이 왜 그래?... 어디 표류하다 왔어?.

아참!... 아저씨 얼마죠? 택시비요... 네. 여기요..."

 

코치 1인 OO은 저희를 보면서 웬 거지가...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다, 택시비를 대신 내어주고, 다시 저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 뭐냐고! 방학 때 무인도에서 표류했어? 다들 몰골이

왜 이래?. 정말 아무리 그래도 더러워 죽겠네!.

야! 해병대 너는 눈곱 좀 떼고!.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저희는 단지 집에 가고 싶었고, 배가 고팠을 뿐입니다.

 

"됐고... 야~ 우선 어디 가서 밥 좀 먹자. 배고파 죽겠다."

 

저는 우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근처 식당에 먼저

가자고 했고, OO은 지금 몰골이면 식당에서 쫓겨난다고

하면서 우선 세수하고, 짐은 내려놓고 가자고 해서

그렇게 근처 백반집에 가서 저희는 김치찌개를

시켜서 그때 아마 밥을 3 공기씩은 먹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거지처럼 허겁지겁 밥을 먹으면서

단 이틀 동안 있었던 수없이 많은 일들을 그렇게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OO은 저희에게

머리가 그렇게 안 좋으니, 자기가 역시 저희들 곁에서

코치를 해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리고 동해안으로 여행을 떠났던 코치 2는 저희 모두

전화가 안되니, 코치 1에게 전화를 마침 저희가 있을 때

했는데, 오빠들 어떻게 되었냐고 걱정하면서

전화하는 걸 옆에서 듣고, 코치 2에서 탈락시키려다

걱정해주는 전화 속 목소리에

그냥 코치 2로 남겨놓기로 했습니다. 

아참! 코치 1이 왜 전화를 안 받았는지 물어봤는데요.

마침 그날 자기 동생이 친구 집에 간다고 해서

걱정되어서 전화기를 빌려줬는데, 마침 방학 때라

전화 올 때도 크게 없고, 저희가 전화를 

했을 때 누군지 몰라서 그 동생이 전화를 안 받았고,

밤늦게서야 들어와서 언니인 코치 1에게 줬다고 

하더군요. 그 동생이 중학생이라 걱정되어서 그날만

빌려줬는데, 하필 그날이 그날이었던 거죠.

하... 정말 꼬여도 그렇게 꼬인 여행을 다녀온 후

저희는 형수님 지시로 못 간 총학생회장 형님과

코치 2에게 이야기를 하니까 아주 박장대소로

까무러치게 웃고 놀리더군요.

 

하지만 저희는 험난하고, 너무 힘든 이틀이였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재수가 없냐고,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멍청하냐고... 멍청하긴 했습니다.

그 여행으로 잃은 게 몇 가지 있었습니다.

제 텐트(와서 며칠 후 잊어버리고 안 말려서 썩었습니다.)

버리고, 배낭 버리고, 옷 몇 벌 버리고, 산지 2달도 안된

휴대폰과 배터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대 형님을 

잃으려.... 다가 겨우 참았네요... 하...

제가 전에 썼던 포스팅 중 코치 1이 저희 목숨을 살린 일이

있다고... 나중에 포스팅을 하겠다고 했던 일이 

이번에 쓴 내용입니다. 

지금은 코치 1은 아이 둘낳고 잘 살고 있고요.

코치 2도 아이 하나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생각나는 것은

20대 청춘이었지만, 무모한 일도 할 수 있다는 

그런 열정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글쎄요....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누구 말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데...

그냥 제 스스로 마음이나 제풀에 지쳐 의지가

약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청춘이라서 다 할 수 있고, 열정이 많은 게 아니라,

그런 열정이 없고, 다할 수 있다는 의지가 없어서

청춘이 아닌 게 아닐까요?

중년이면 어떻고, 장년이면 어떻고, 노년이면 어떻습니까?

내 마음이, 그리고 내 열정이 청춘이면

청춘인 거죠.

잊히지 않을 대학교 때 이날의 추억이

글을 쓰면서 웃음과, 추억과, 행복을 주면서

청춘도 주는 거 같아서 기분 좋게

지리산에서 걸어오다 편을 마무리를 합니다.

 

대한민국 청춘 아저씨 만세!! , 청춘 아줌마 만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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